머스크, X 본사 택사스로 이전…학교 ‘성정체성 공개 금지법’에 반발

“기업과 그 가족들 보호하려면 캘리포니아 떠날 수밖에”
일론 머스크가 민간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소셜미디어 X의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옮긴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에서 전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서명한 ‘세이프티 법안(SAFETY Act)’에 대해 “가족과 기업을 모두 공격하는 법”이라고 혹평했다.
이 법의 공식 명칭은 ‘오늘날의 청소년을 위한 학문적 미래와 교육자 지원 법안(Support Academic Futures and Educators for Today’s Youth Act)’이며 약칭은 ‘세이프티(안전) 법안’이다.
법안의 골자만 추린다면 ‘학교에서의 사회적 성전환을 학부모에게 알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이 법안은 학생들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성정체성 역시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보호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렌스젠더·퀴어 및 기타 등등(LGBTQ+)을 명시해 “학생의 동의 없는 강제 커밍아웃”을 금지했다. 헌법에서 보장한 개인정보 보호 위반은 물론이고, 사생활 및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이유에서다.
법안에 따르면, 학생이 학교에서 ‘사회적으로’ 성전환을 하거나 성정체성을 바꾸더라도 학교나 교사는 해당 학생의 동의 없이 이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면 범법 행위로 처벌받는다.
예를 들어, 집에서는 아들이지만 학교에서는 딸이나 그 밖의 다른 성별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법안을 발의한 캘리포니아 주의회 민주당 소속 크리스 워드 의원은 법안의 취지를 “학교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임무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역할만 해야지 학생의 생활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워드 의원은 또한 이 법안이 “(학생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는 협조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0대 학창 시절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마음껏 탐색하고 생물학적 성별이 아닌 자신이 인식한 성별로 살아갈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학부모 단체 “도덕적으로 타락한 법안”
하지만 캘리포니아 보수성향 기독교 단체인 ‘캘리포니아 패밀리 카운슬’은 이 법안에 대해 “부모의 근본적인 역할을 침해하고”, “부모와 교육자 간의 중요한 협력 관계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아이들이 10대 때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관련해 겪는 불편한 감각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는 다른 합리적인 방법들이 있다며 “학교에서는 다른 사람(성별)처럼 행동하다가 집에서는 이를 감추고 사는 것은 진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젠더 이념, 특히 아동 대상 젠더 이념 주입 및 아동 성전환에 반대하는 단체인 아워 듀티(Our Duty)의 캘리포니아 지부 소속 에린 프라이데이 변호사는 “헌법에 어긋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법안”이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평생 민주당 지지자로 살아왔다는 프라이데이 변호사는 “한때 나의 딸은 10대 시절 트랜스젠더라고 여겼지만, 이후 다시 여성으로서 자신을 받아들였다”며 아동이나 10대 청소년에게 성 정체성 이념 교육을 실행하려는 캘리포니아의 정책을 비판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소셜미디어 X 본사 캘리포니아 탈출 선언은 이러한 논란 속에서 이뤄졌다.
그는 뉴섬 주지사의 ‘세이프티 법안’ 최종 승인이 “마지막 결정타였다”며 “이미 1년 전부터 ‘이런 법률이 생기면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기업들과 그 가족들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캘리포니아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뉴섬 주지사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캘리포니아 호손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텍사스 남부 끝자락인 보카치카 해안에 로켓 제조 공장과 발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21년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던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긴 바 있다. 텍사스는 주 단위의 소득세가 없어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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