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혁이냐 절대권력 강화냐…3중전회 앞둔 中共 ‘갈림길’

박숙자
2024년 06월 14일 오전 11:13 업데이트: 2024년 06월 14일 오전 11:45

권력 흔들리지만, 통제력 강화하면 경제활력 저하…진퇴양난

다음 달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경제제도 개혁’과 ‘당의 영도 강화’라는 모순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1일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심개위) 주임을 겸임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심개위 5차 회의를 주재하고 “중국 특색의 현대적 기업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정부와 기업의 분리(政企分離)’를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당의 지도력을 강화해 ‘국유기업에 대한 당의 지도 체계와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민간 기업에 대해서도 당 건설의 지도적 역할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보도자료는 당의 지도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당 지도력이 강화되는 한 현대적 기업제도는 확립될 수 없고, 기업가의 자주 의식을 존중할 수 없고, 인재를 유치할 수 없고, 정부와 기업을 분리할 수 없고, 사유재산을 보호할 수 없으며, 세계적 수준의 기업을 육성할 수 없다”고 했다.

차이선쿤은 이런 자기 모순적인 발언이 중국 공산당의 고위급 회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7월에 열리는 3중전회에서 개혁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4월 30일 시진핑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어 제20기 3중전회를 7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이례적으로 ‘개혁·개방’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진핑은 5월 23일 산둥성을 시찰할 때 기업인과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개혁은 어떻게 개혁하든 당의 전면적 영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것은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 3중전회와 관련해 경제제도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정치 상황에 정통한 호주의 자유주의 법학자 위안훙빙(袁紅冰)은 지난 12일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당국은 당초 3중전회를 정치노선 투쟁 회의로 말들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위안훙빙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 회의에서 장쩌민의 자본주의 복벽(회귀) 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함으로써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정권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공적을 세우고, 나아가 시진핑이 종신 집권할 수 있는 당 주석직을 다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진핑의 측근들 사이에서 이와 관련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대만 문제 해결을 통해 시진핑의 절대 권위를 재확립한 후 장쩌민을 공개 비판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3중전회 주제가 정치 문제 해결에서 경제 문제 해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위안훙빙은 최근 중국 당국이 내보낸 ‘개혁개방’과 ‘당 지도력 강화’라는 모순된 메시지와 관련해 다음 달 있을 3중전회에서 중국 당국이 ‘개혁개방’을 재정의하는 등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개혁과 개방의 의미를 재해석한다는 것이다. 위안훙빙은 “개혁개방이라는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즉 마오주의 노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국유경제의 지배적 지위를 강화하고 국내 경제의 대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이른바 ‘모진 풍파(驚濤駭浪)’의 시련을 견딜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위안훙빙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만해협에서 미국과의 결전을 벌일 경제 시스템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라고 분석했다.

위안훙빙은 중국 당국의 세 번째 목적은 개혁개방에 대한 허상을 만들어 또다시 세계를 기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 여부는 늘 중국 공산당의 ‘개혁’의 풍향계로 여겨져 왔다.

위안훙빙은 “민간 기업 상당수가 중국 공산당 각 파벌의 관리들과 결탁해 왔다”며 “이는 당국이 지난 수년간 민간 기업가를 대거 숙청한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당국은 새로운 민간 기업을 미래의 갈취 대상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3중전회를 통해 민간 기업의 발전과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는 일련의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개방의 허상을 만들어 또다시 세계를 속이려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