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7월 중대회의 앞두고 심각해진 中 공산당, 지역별 안보회의 소집

2024년 06월 08일 오후 2:13

관영언론, 각 지방 ‘국가안전위원회’ 존재 첫 공개
“안보 위기? 중국을 침공하려는 외국 있나” 전문가

중국공산당(중공)이 오는 7월 중대 회의를 앞두고 지역마다 최고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안보)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의 주요 경제정책 뼈대를 제시하는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개막에 앞서 지역마다 우려되는 ‘정치안보’ 사건에 대한 예방 대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일 중국 관영 베이징 청년보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안후이성 공산당 위원회(당위) 서기 한쥔(韓俊)은 안후이성 국가안전위원회(국안위) 주임 자격으로 안전회의를 소집해 “정치안전 수호”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충칭, 윈난성 등 다수 지역에서도 당위 서기(당서기) 주재로 각 지역 국안위 회의를 소집해 비슷한 내용을 논의했다. 중국 각 지방 당위에서 국안위를 설립하고 당위 서기가 주임을 맡아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안위는 지난 2013년 11월 시진핑이 설립한 안보 조직이다. 지금까지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국안위의 존재만 알려져 있었다.

이를 두고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평론가 우샤오핑(吳紹平)은 “가장 큰 이유는 곧 개최할 3중전회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우샤오핑은 “시진핑은 통상적인 중공 지도자의 임기인 10년이 넘어가도록 집권하고 있다”며 “그로 인한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요 회의를 아무 일 없이 개최할 수 있도록 각 지방정부에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3중 전회는 작년 10~11월에 열렸어야 했지만 6개월 넘도록 연기됐다. 7월 개최를 확정한 것도 4월 말에 되어서야 이뤄졌다.

이를 두고 침체된 경제 상황을 개선할 마땅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의 내부 갈등이 복잡해지면서 회의 일정 자체를 잡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우샤오핑은 “무엇보다 경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공 당국은 많은 노력과 조치를 취했지만 경제 하락을 되돌리지도 멈추지도 못했다”며 “많은 중국인들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면서 대규모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군인들의 급여 연체, 대량 실직은 이미 흔들리고 있는 중공에 있어 매우 큰 불안 요소”라며 “일반인들의 대량 실업은 크게 문제되지 않더라도 실직한 군인들이 쏟아지는 것은 정권의 생존에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서 폐업과 해고의 물결이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중산층은 파산과 빚에 허덕이고 서민층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비관론이 사회 전체에 팽배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샤오핑은 “최근 타이위안에는 10여 차례 연속 폭동이 일어났고 중공 간부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자살이 증가하는 등 불길한 소식이 잇따르면서 중공의 경제 정책 실패가 심각한 사회 위기로 번지고 있음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몰리면서 이미 분양된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는 등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이들의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아직은 비난의 화살이 공산당과 정부로 직접 향하지는 않지만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스의 유력 시사주간지 ‘르푸앙(Le Point)’은 지난 2월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중공 내부 분위기를 전하며 ‘중국은 지금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심각한 경제난에 더해 시진핑 1인 독재 체제에 대한 중공 고위층의 불만과 이들의 중국 이탈 등을 소개했다.

우샤오핑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중국 사회를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압력솥’으로 여겨왔다”며 “중공이 이전이라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3중전회를 앞두고 각 지방정부 최고 지도부에 국가안전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발전은 중공이 중국인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면서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집권 정당성’의 핵심 동력이었다. 돈만 벌게 해준다면 자유와 권리를 제약받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다는 게 적잖은 중국인들의 생각이기도 했다.

수년 전 중국에서는 핀테크 산업이 정부의 홍보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공하던 가운데, P2P금융 사기로 약 3억 명이 피해를 입는 재앙이 들이닥친 바 있다. 아직 피해자들이 구제받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피해까지 덮쳤다.

그사이 ‘철밥통’이었던 지방정부 공무원과 교사의 임금 체불 및 급여 삭감이 전국을 휩쓸면서 이제 상당수 중국인들은 길바닥에 주저앉아 노숙자로 전락해야 하든지, 정권에 맞서 봉기해야 하든지 극단적 기로에 몰리고 있다는 게 우샤오핑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중국 인권단체인 시민인권전선의 라이젠핑 주석은 “중공은 늘 안정을 말해왔는데, 바꿔 생각하면 정권이 합법적이지 않기 때문에 안정 타령을 해왔던 것”이라며 “지난 수년간 외교, 경제, 군사적 갈등에 중국 국내 사회적 갈등을 돌아본다면 공산당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폭풍의 한가운데 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라이젠핑은 “경제 정책을 논의하고 발표하는 회의를 앞두고 정권을 지키기 위한 회의를 전국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변호사 출신인 라이젠핑은 중공이 말하는 ‘국가안전(안보)’ 개념은 실제로는 기만적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사실 현재 중국이라는 국가는 안보 위기가 전혀 없다. 아무도 중국을 침략하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위기에 처한 것은 중공 기득권층과 시진핑 그 자신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라이젠핑은 “지난 10여 년 동안의 비뚤어진 통치로 인해 중국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고, 중국 전체 인민과 전 세계인들에게 정권 교체를 염원하게 만든 것이 중공 지도부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그들은 불안정한 상황에 있고, 늘 안정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공은 언제든 ‘큰 사건’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정보기관을 총동원해 감시하고 첩보를 입수해 예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중공의 시민사회 감시와 해외 비밀경찰 조직 활동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