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가치함정 빠져…올해 파국 맞을 것” JP 모건

정향매
2024년 01월 10일 오후 8:39 업데이트: 2024년 01월 10일 오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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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이하 ‘JP모건’)가 1월 1일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중국 증시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보고서).

작성자 마이클 심벌리스트 JP모건자산운용 마켓 투자 전략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이제 ‘먼 옛날 일’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증시 주가수익비율은 지속적으로 미국보다 낮은 수치였다. 대부분의 경우 유럽보다도 낮았다”며 “중국 주식 투자 수익은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와 주당순이익을 비교하는 시장가치비율을 의미한다.

심벌리스트에 따르면 2019년 1월 1일 이후 미국 대형 우량주, 유럽 주식 가치는 각각 107%포인트, 58%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주가는 17%포인트 감소세였다.

지난 2022년, 중국 금융 당국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감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중국 투자 심리는 개선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당국은 시장 경제를 재개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심벌리스트는 “중국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현재까지의 경기 부양책은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정책 방향을 수정하여  자국 대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라며 2023년 12월  22일 중국 당국의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제 강화 방안 발표 당일 텐센트 주가가 약 10% 하락한 사례를 들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이 ‘밸류트랩(value trap·가치 함정)’에 빠졌다”는 것도 마이클 심벌리스트의 분석이다. ‘밸류트랩’은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싼 가격에 투자했는데 투자 성과가 저조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중국 증시가 작년에 파국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경험에 의하면 밸류트랩에 빠진 다수 시장은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40%에 달하는 중국의 저축률은 증시 반등의 잠재적 탄약이지만 촉매제가 없다. 중국 민간 부문 시가 총액 비중은 2021년 6월 55%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6월에는 39%로 집계됐다.”

미국 의회에는 새로운 중국 제재 초안이 계류 중이다. 미 연방하원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는 지난달 ‘중국 규제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53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150개에 달하는 규제 건의안이 담겼다.

이 보고서에 관해 심벌리스트는 대(對)중국 △첨단 기술 수출 규제 강화 △관세 인상 △상품 수입 규제 강화 등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요약했다.

그는 “중공특위는 법안을 제정할 수 없고 오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는 새로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이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고한다. 중국 공산당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워싱턴의 마지막 남은 ‘초당파적 보루’라고 마이클 심벌리스트는 보고서에 언급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산출 ‘중국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40%로 상승했다. 지수를 참고하는 투자자는 중국 증시 폭락 전 중국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마이클 심벌리스트는 지난해 중국 경제 데이터를 언급하며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중국에 투자할 적시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중국의 인바운드 외국인 직접 투자 수치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소비 시장, 부동산 관련 지표는 소폭 개선되고 있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4년 통계 기준 2023년 5%에서 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당면한 문제의 원인은 산업 생산 능력 과잉이 아닌 부동산 과잉 투자에 있다는 게 심벌리스트의 견해다.

이에 따르면 중국 국민의 자가 주택 소유율은 90%에 달하며 전체 중국 가구의 20%가 부동산을 두 채 이상 소유하고 있다. 최신 데이터에 의하면 중국의 디스인플레이션도 악화일로다. 은행 부문 순이자 수익률은  1.75%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3.25%였다.

심벌리스트는 JP모건 중국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올해 중국 당국의 재정 적자는 소폭 증가하는 반면 금리와 지급준비율은 소폭 인하할 것”이라며 “중국 금융 당국은 지방 정부의 재정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