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짜 SNS 계정 수천 개를 운영하며 여론조작을 벌이던 중국 공산당 공안 조직이 적발됐다.
뉴욕 브룩클린 연방지검(동부연방지검)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89페이지 분량의 공소장과 진술서에서 중국 공안부 소속 요원 34명이 몸담은 ‘912 특별 프로젝트 워킹 그룹'(이하 912그룹)의 활동을 상세히 기술했다.
문건에 따르면, 912그룹은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 가짜 계정 수천 개를 만들어 중국 공산당에 불리한 내용을 찍어 누르는 공작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라고 하거나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지적하는 게시물에 몰려가 비난 댓글을 달거나 신고하는 수법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해왔다.
공안요원은 대부분 20~30대였으나 일부는 40~50대였으며, 다수의 아이폰과 컴퓨터를 동원했다.
중국에서 소위 ‘샤오펀훙’으로 불리는 친중공·과격 성향의 애국주의 네티즌의 활동을 미국에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중국의 댓글부대 상당수는 지방정부 소속 공무원들로 알려져 있다.
912그룹의 활동은 반체제 인사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비난하고 미국이 코로나19를 만들어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국의 사회적 불안을 과대포장했다. 중국 공산당의 강압적 통치를 민주주의보다 안정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체제선전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브리언 피스 뉴욕 브룩클린 연방지검장은 관련 성명을 통해 “이들은 반체제 인사를 공격할 뿐만 아니라 허위 정보와 선전을 퍼뜨려 미국 여론 분열을 조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912그룹의 중국 공산당 공안요원들이 일반 미국 시민들이 해당 선전 게시물을 다른 곳에 퍼뜨리도록 함으로써 마치 미국인 자신의 의견처럼 보이도록 출처를 세탁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공안요원은 대부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거주하면서 여론공작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공소장과 관련 912그룹의 존재를 부인했으며, 미국이 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내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