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싱크탱크 “2035년까지 중국 경제 미국 추월 못해”

최창근
2022년 12월 21일 오후 4: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2일 오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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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로 불리며 미국 경제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2035년까지 미국 경제를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근본 원인으로 시진핑의 독재 체제 강화가 지적됐다.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지속될수록 중국 경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12월 19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분석 보고서를 인용하여 “중국 경제가 2035년까지 미국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1963년 설립된 일본경제연구센터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민간 경제연구소이다. 이러한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매년 12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국의 장기 경제 전망을 발표해 오고 있다.

센터는 2021년에는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029년에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며 경제 재개가 이뤄져 경제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올해 들어 중국 장기 경제 전망을 수정한 근본 이유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 확정이라는 정치적 변수이다. 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GDP는 2035년 41조 달러(약 5경 309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2021년 기준 GDP는 22조 9961억 달러(약 2경 9777조원)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우 2035년 정도 36조 달러(약 4경 6616조원)에 육박할 거라고 내다봤다. 전망대로라면 중국은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러한 전망은 중국 당국이 내세운 목표와는 대조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두 가지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2035년까지 중국 경제 수준을 중진국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시진핑 주석의 유례없는 3연임 성공과 함께 제로 코로나 정책,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 중국 IT업계 위축 등이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전망치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센터는 현재 중국 경제가 겪고 있는 악재가 2030년대 들어 더 잦아질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 성장률 지속 하락도 경고했다.

2030년부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 아래로 떨어질 거란 전망이다. 그러다 2035년에는 2.2%로 추락해 미국(1.8%)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거라는 분석이다.

성장률이 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더라도 미국 경제 규모의 87% 정도 수준이 중국 경제 성장의 최대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구 감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인구 증가율이 대폭 줄었다. 2018년 0.6%에서 2019년 0.4%, 2020년에는 0.3%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도 2018년 1.5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하락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중국에서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인구 감소로 인하여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대만해협 돌발 사태 우려 증가,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이 노동과 자본, 총요소생산성(TFP)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 성장세를 지나치게 낙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생산성이 2010년대 들어 한계치에 도달했지만 부동산 버블로 인해 감춰졌다는 것이다.

부채 문제도 관건이다. 2020년 중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종전 247%에서 270%로 급증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소비와 생산이 중단된 상황에서 부채가 급증한 것이다. 이도 장기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줄 것은 자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 규모 세계 1위 달성이라는 중국의 원대한 꿈은 엄격한 정책과 과도한 보호주의 탓에 무너질 수 있다. 민간 부문에서의 혁신과 시장경쟁체제에 뿌리를 둔 미국 경제가 어떻게 강점을 갖게 됐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