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대중 반도체 기술 수출 차단에 실패”

한동훈
2022년 09월 07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2년 09월 07일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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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 미국 반도체 ‘오픈파이브’ 인수
대중 강경파 루비오 의원 “미국 경쟁력에 타격”

미국 정부가 미국의 반도체 관련 지식재산권(IP)을 중국 기업에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하자 공화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를 국가안보 측면에서 감사하는 정부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최근 중국계 자본의 미국 반도체 생산 솔루션 제공업체 ‘오픈파이브(Openfive)’ 인수를 허용했다.

오픈파이브를 인수한 기업은 ‘알파웨이브 IP그룹’이다. 이 기업은 2017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됐지만,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인 ‘와이즈 로드 캐피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알파웨이브 IP 그룹은 그동안 데이터를 더 낮은 전력으로 더 많이 빠르게 전송하는 고속 연결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이번 오픈파이브 인수로 반도체 생산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상원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매각을 막지 못함으로써 지식재산 탈취 우려를 심각하게 여기고 싶지 않은 대통령의 속내를 또다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루비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매각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술 경쟁력에 장기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현대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물량의 대부분이 대만에서 제조되며, 나머지 소량만이 중국에서 제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2800억 달러(약 364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제정하고,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생산국과 공동전선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이러한 정책에 역행해 중국계 자본의 오픈파이브 인수를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도록 중국을 도와준 경위와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8개월 전에 내린 결정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에 외국인투자심의위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 로드가 한국 시스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하지 못하도록 ‘불허’ 결정을 내렸었다.

중국 공산당의 ‘반도체 자립’을 측면에서 지원해 온 와이즈 로드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매그나칩반도체를 인수하려 했으나 외국인투자심의위의 개입으로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거래가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고, 외국인투자심의위는 “거래 보류”를 명령해 사실상 인수를 불허했다.

와이즈 로드와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해 12월 공동성명을 통해 “수개월간에 걸친 양사의 노력에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의 인수 허가를 받지 못했다”며 두 회사가 이번 거래에 완전히 동의했으나,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했음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명확하게 구분해 대응할 것을 오랜 기간 강조해왔으며, 중국 공산당의 미국 침투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지적해왔다.

그는 앞서 지난 4월 알파웨이브 IP그룹과 와이즈 로드 사이의 지식재산권 거래에 대해서도 외국인투자심의위의 감사를 요청해 거래를 무산시킨 바 있다.

당시 루비오 의원은 “이 거래가 성사되면 중국 기업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제공받게 되며, 그 결과 중국 공산당(CCP)은 첨단 반도체 공정으로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감사를 요청했다.

외국인투자심의위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거래를 검토하고 금지 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와 반대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 이 기사는 앤드류 쏜브룩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