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영국 존슨 총리, 원전 건설에 1조원 투자 약속

강우찬
2022년 09월 02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2년 09월 02일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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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가 에너지 안보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7억 파운드(약 1조1천억원) 규모의 신규 원자력 발전소 투자를 약속했다.

다음 주 퇴임을 앞둔 존슨 총리가 대규모 원전 투자를 추진한 배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국 동부 서퍽 해안을 방문해 프랑스 에너회사인 EDF가 이 지역에 건설할 예정인 ‘시즈웰C 원전’ 투자를 언급하며 “가스 가격 급등은 영국에서 더 많은 원전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시즈웰C 원전 건설에는 총 200억 파운드(약 31조2천억원)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월 원전 건설을 승인했으며, 현재 건설 비용 조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임기 중 마지막 공식 연설에서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최소 60년 동안 저탄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원전 건설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지만, 천연가스 가격에 비하면 확실히 싸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전임 정부가 원전 건설을 기피한 까닭에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며 근시안적 시각을 비판했다.

영국은 오랜 기간 탈석탄 정책을 추진해왔다. 국가별 전력사용량과 발전 비중을 나타내는 웹사이트인 일렉트리시티맵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영국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1%대에 머물렀다.

반면 가스발전은 41%, 풍력 22%, 원자력 18%였으며 바이오매스와 태양광을 합쳐 약 10% 정도다.

이러한 에너지 생산 구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그 타격은 그대로 영국 각 가정까지 전달됐다.

영국 에너지 부문 규제기관인 오프젬은 지난 4월 에너지 가격을 무려 54% 인상했고, 이에 따라 10월부터는 겨울철 가정용 에너지 가격이 약 80% 오를 것으로 예고돼 수백만 명이 경제적 고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은 수입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에서 더 싸고 깨끗한 전력을 생산하는 일이 절실하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 전력 생산의 95%를 저탄소 공급원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편 오는 5일 현재 진행 중인 보수당 대표 경선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6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나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에게 권력을 이양하면서 공식적으로 퇴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