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고문이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의 감염 예방 능력이 “너무 낮다”고 시인했다.
파우치 박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점은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높다 보니 백신이 너무 잘 보호하지 못한다(don’t protect overly well)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후반 자신의 코로나19 감염에 관해 말하기 전에 “(백신은)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은 잘 막아준다”고 덧붙였다.
올해 81세인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부스터샷도 두 차례 접종했지만 지난달 코로나19에 돌파 감염이 돼 자택에 격리된 바 있다.
그는 “이 나이에 백신을 접종하고 부스터샷도 맞았지만, 백신이 나를 감염에서 막아주진 못했다. 그렇더라도 중증이 되는 걸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확신한다”며 “내가 경미한 증상에 그친 이유”라고 말했다.
대중의 관심은 이전보다 뜸해졌지만,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백신의 효능에 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백신 미접종자의 자연면역이 14개월 이후에도 코로나19 중증에 97% 보호효능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떤 변이에 대해서도 높은 보호효능을 보여 의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코넬대 의대 카타르 캠퍼스(Weill Cornell Medicine–Qatar)의 레이스 아부 라다드 박사팀은 백신을 전혀 맞지 않은 사람이 한번 코로나19에 걸리고 회복되고 나면 매우 강력한 자연면역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논문 링크).
연구에 따르면, 이 자연면역은 14개월 이상 약화됐다는 증거 없이 강력하게 유지됐다. 또한 어떤 변이에도 상관없이 중증이나 치명적 위험을 강력하게 차단했다.
아부 라다드 박사는 “중증이나 치명적 질병, 치명적인 코로나19 재감염에 대한 1차 감염(자연 면역)의 보호효능은 97.3%였다. 50세 이상 세부 그룹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발견됐다”고 연구논문에서 밝혔다.
이 논문은 의학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메드 아카이브(medRxi)에 게재됐으며 아직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았다.
논문에서는 자연면역이 14개월이나 유지됐지만, 자연면역이나 백신을 접종해 형성되는 인공면역 모두 시간이 길어지면 약화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백신을 전혀 맞지 않고 감염됐다가 회복(자연면역 획득)한 사람은 백신 접종을 완료(2회 접종)한 사람보다 재감염 확률이 절반에 그쳤다.
이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면역력을 유지하려면 부스터샷을 계속 맞아야 한다는 미 보건당국의 방침과도 이어진다.
파우치 박사는 감염을 막아주는 백신의 효능이 매우 낮다면서도 지난주 5~50세 사이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2차 부스터샷 접종을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변경하진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이 첫 번째 부스터를 받은 지 몇 달이 지났을 것”이라며 “50세 미만을 대상으로 2차 부스터샷 접종을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2021년에) 3차 접종(1차 부스터샷)을 맞았다면, 지금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2차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