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과 삼성 반도체 공장 시찰…중앙박물관서 환영 만찬
바이든, 현대차 회장도 만난다…”美 조지아주 대규모 투자에 사의 표명”
오산 공군기지서 한미 장병 격려…22일 일본으로 출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22일까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6시쯤 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경기도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경제 안보 공조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자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연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정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로 공장 내부와 생산 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초 예정됐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이틀째인 21일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서울 동작구 소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양국 5명 이내 주요 인사들과 소인수 회담을 먼저 진행한다.
한미 양측에서 10명 내외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확대정상회담이 1시간가량 열린 후 지하 1층 강당에서 양국 정상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때 한미 공동 선언 발표 및 언론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90분간의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국내 10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통령실과 정계, 재계, 스포츠계 인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측에선 핵심 수행원을 포함해 약 3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월 19일(현지 시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전기차 공장 설립 투자에 감사하다고 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들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그룹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에 맞춰 20일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약 8조8760억 원) 전기차 생산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도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 공군기지 내 미군 부대를 방문해 한미 장병들을 격려한 뒤 일본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5월 18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에 DMZ를 가본 적이 있다”며 “다른 장소, 다른 개념의 안보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당시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3년 12월 7일 자신의 손녀와 함께 판문점 인근 올렛 초소(GP)를 방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회담은 역대 한미정상회담과 달리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는 점, 한국 대통령의 방미보다 미 대통령 방한이 먼저 이뤄지는 점,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청와대가 아닌 용산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점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11일 만에 이뤄지는 정상회담으로, 역대 정부를 통틀어 출범 후 최단기간에 개최된다는 점에서도 남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맞는 두 번째 정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