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국가들, 러시아 SWIFT에서 퇴출 발표

한동훈
2022년 02월 27일 오후 12:31 업데이트: 2022년 02월 27일 오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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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우방국들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EU 국가들과 미국, 영국, 캐나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선별된 러시아 은행들을 SWIFT 시스템에서 제외하고 러시아 중앙은행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WIFT 시스템은 일종의 은행 공동전산망으로, 세계 200여 개국 주요 은행과 금융회사 총 1만1천 곳이 이용 중이다. 8자리 혹은 11자리 코드를 발급받아 국제 금융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코드가 없거나 중지 혹은 제한이 걸리면, 금융거래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시스템은 코드 관리를 통해 특정 은행 혹은 특정 국가 소속 은행에 대한 제약을 가할 수 있으며, 제약도 수준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특정 코드의 접속을 차단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국제금융거래망에서 완전히 퇴출되게 된다.

성명에서는 러시아 일반 은행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러시아 은행들이 SWIFT에서 제외되더라도 중앙은행을 통해 제재를 우회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국제금융시스템에서 러시아를 강력하게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으며, 우르술라 폰 데 레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 은행들의 글로벌 영업 능력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WIFT에서 배제한다고 해서 국제거래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글로벌 로펌인 데이비스 포크(Davis Polk)의 폴 마쿼트 변호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WIFT 사용이 차단됐다고 은행들이 국제거래를 완전히 못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거래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은 분명하다. 거래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러시아 국적자에 대한 시민권 취득 허용도 제한하기로 했다. 러시아 금융권이 외국 시민권을 취득해 금융시스템을 우회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미국과 동맹국들은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개인, 단체의 자산을 확인하고 동결하는 등 러시아에 가한 모든 금융 제재가 충분한 효과를 내도록 전담 테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수일 내에 제재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보전 등 여러 형태의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서로 협력해 맞설 것”이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국영은행 브세르방크와 VTB은행을 제재하기로 했으며 오트크리티예와 소브콤방크, 노비콤방크 등 3개 금융기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상류층 인사들과 그 가족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