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에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로는 미국 내 최대 규모다.
23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는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수천 명의 사람들이 워싱턴 기념비 앞으로 행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코로나19 규제, 백신 패스, 백신 의무화 등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백신 의무화를 중단하라는 외침도 들렸다.
지난 21일 기준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1회 이상 76%, 접종 완료 63.6%, 3차 접종률 25.3%를 기록했지만,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문이 재차 고조됐다.
보건당국은 감염 예방이 아니라, 중증·입원 예방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을 중시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에 투입할 의료 인력과 비용, 보건 역량을 절감해 중증·입원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자연면역을 인정하는 등 백신 일변도의 대응이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번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획득하는 ‘자연면역’을 인정해 규제 위주의 방역대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보건당국은 자연면역을 중시하지 않지만,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서는 자연면역이 백신 접종보다 델타 변이 예방에 더 우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는 감염성이 높지만 치명성이 낮아,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입원·중증 사례 상당 부분이 델타 변이 감염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방역대책 수립에 좀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시위대에는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콰미 브라운도 참가했다. SNS를 통해 백신 접종 의무화를 비판해 온 브라운은 에포크타임스에 “내 이웃들을 위해 오늘 시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백신 의무화로 인해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사람들은 방역 규정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의 집을 방문하지 못한다. 나는 우리 모두에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미국이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링컨 기념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아론 캐리아티 전 UC어바인대학 정신과학 및 의료윤리 교수는 “지난 2년 가까이 미국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의 봉쇄 조치로 격리당했다”고 말했다.
케리어티 전 교수는 백신 접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3주 전 학교에서 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