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과 승객 전원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대형 유람선에서 2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선박의 입항이 거부됐다.
멕시코 당국은 미국 여객업체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소속 크루즈선 ‘코닝스담’호가 멕시코 할리코주에 있는 휴양도시 푸에르토바야르타 항구 입항이 거부돼 탑승객의 상륙 없이 그대로 회항했다고 밝혔다.
874명의 승무원과 1035명의 승객을 태운 코닝스담호는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멕시코 카보산루카스, 마차틀란을 거쳐 푸에르토바야르타에 도착했다.
그러나 입항 전 선내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결과 승무원 21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업체 측은 성명을 통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승무원 일부에게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모두 경미한 증상 혹은 무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선내에 안전하게 격리됐으며, 밀접 접촉자 역시 전원 격리 조치됐다”고 밝혔다.
승객들의 감염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어 전원 하선이 불허돼 선내에 머물렀으며, 멕시코 당국의 입항 거부 결정에 따라 배는 그대로 출발지인 샌디에이고로 회항했다.
업체 관계자는 “배는 당초 예정대로 샌디에이고에 돌아가게 됐다”며 푸에르토바야르타 상륙만 거부됐을 뿐 전체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승객들은 선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운항하는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승무원과 승객 전원에게 코로나19 음성 진단서와 백신 완전 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선박 내에서는 승무원과 승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등 방역 조치를 실시해왔다.
1년 전 코로나 확산 초기, 대형 유람선은 코로나 진원지라는 오명을 썼다. 다수인원이 밀집 생활하는 선박은 전염병 확산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요즘 백신 완전 접종을 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유람선에서는 여전히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이달 5일에는 미국 뉴올리언스 항구에 도착한 ‘노르웨이 브레이크 웨이’ 소속 크루즈선에서 최소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배는 승무원과 탑승객 총 3200명 전원이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상태였다.
20일에는 세계 최대 유람선 중 하나인 로열캐리비안심포니호에서 최소 4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48명 중 47명이 백신을 완전 접종하고도 감염된 돌파감염이었다. 이 배는 승무원과 승객 총 6100명의 95%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며 탑승 전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25일에는 105명의 승조원이 100% 접종을 마친 미국 해군 전함 ‘밀워키’호에서 확진자가 나와 배 안에서 격리 조치됐다. 구체적인 확진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감염 경로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2척의 크루즈선과 전함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됐는지도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일 공개한 최신 자료에서 18일 기준으로 오미크론이 직전 일주일간 전체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의 7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무서운 확산세에 비해 위험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단 1건만 보고됐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