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韓, 베이징 올림픽 개최 지지”…청와대 보도자료에는 빠져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문제에 양측 모두 협력하기로
중국을 방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회담을 통해 중국이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발언은 12월 2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서훈 실장이 종전선언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12월 3일, 청와대 발 보도자료에는 “양제츠 정치국원은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한다”며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12월 2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회담 결과문에는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국이 발표한 회담 결과 중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해선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병행추진)’과 ‘단계적·동시적’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 측 발표에는 종전선언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내년 한중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한국과 상호 존중, 평화 공존 등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 및 고위급 인사 교류를 강화해 한중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기회로 삼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지지하고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한중 양국 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공식 외교사절단 없이 선수단만 참가)’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도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고려 중인 가운데 한국이 선뜻 베이징 동계올림픽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풀이된다.
12월 2일, 문재인 대통령은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 국방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여정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종전 선언에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요소수 사태와 관련한 공급망 문제에 대해 양측은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서훈 실장은 “중국산 물품의 한국 수출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긴밀히 협의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위원도 “중국과 한국은 상호보완적인 이점을 계속 활용하고 양국이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함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취재본부 이진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