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지 보그가 패션쇼 동영상 싣자 중국서 ‘불매’ 주장도
중국계 스웨덴인 디자이너가 중국 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디지털 패션쇼를 열었다.
모델들이 ‘위구르에 자유를, 모든 학살을 멈춰라'(Free Uyghur: End All Genocide)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든 사진이 패션 잡지 보그의 북유럽판인 보그 스칸디나비아 웹사이트에 실리자 중국 누리꾼들은 발끈했다.
사이트에 올라온 5분짜리 패션쇼 동영상은 아프간, 가자 지구 등과 관련한 팻말을 든 모델들의 워킹에 이어 디자이너 루이스 신이 신문이 인쇄된 코트를 입고 직접 이 현수막을 펼치는 장면으로 끝난다.
중국 태생인 신은 지난달 31일 열린 이 디지털 패션쇼를 중국 신장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인들에게 바쳤다.
그는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신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구르인들에게 자신의 첫 패션쇼를 바치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위구르인들을 돕기 위해 정당이나 정부, 지원 단체 등과 접촉했지만 모두 ‘안 된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절망했지만 내 패션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서 터키 등지에 망명 중인 위구르 아동의 교육을 위한 모금 운동도 시작했다.
신은 “그들도 우리처럼 꿈과 희망이 있다. 기금 모금과 패션쇼 프로젝트로 그들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는 각국 의류 산업이 위구르의 강제 노동을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많은 패션 브랜드가 경제적 손실을 걱정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용기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은 지난해 11월 스톡홀름에서 세계 첫 대여 전용 쿠튀르(고급 맞춤의상) 브랜드를 표방하는 ‘루이스 신 쿠튀르’를 시작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소비 패턴을 바꾸려는 바람에서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누리꾼들이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패션쇼의 현수막 문구에 분노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일부는 보그 중국판에 대한 보이콧도 외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