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가 경찰 예산 삭감을 방지하고 직무 집행 과정에서 경찰을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을 시행한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1일(현지시간) ‘백 더 블루(back the blue)’라고 불리는 4개의 법안에 서명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 예산을 삭감하려는 노력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들 법안은 도시들이 무모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텍사스 주의회가 우선순위 법안을 통과시키고 텍사스주가 법과 질서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했다.
2개의 법안에는 경찰의 법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경찰 예산을 삭감하는 도시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인구 25만 이상 도시가 경찰 예산을 삭감할 경우, 주정부는 지방 당국이 징수하는 판매세 지급을 보류하고 이를 공공안전국(DPS)에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들 도시는 10년간 합병 권한을 잃게 되며 지난 30년 이내 합병된 지역들은 표결을 거쳐 합병 조치를 취소할 수 있다.
법안(SB23)에는 인구 100만 명 이상 카운티는 유권자들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 법 집행기관의 예산을 줄이거나 다른 기관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 인구조사국 추산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텍사스주 카운티는 총 6곳이다. 벡사·콜린·댈러스·해리스·테런트·트래비스 카운티 등이 포함된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주 오스틴시의 경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12분간 벌어진 총격으로 피해자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 법안에 서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당시 그는 “경찰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이런 모습”이라면서 “오스틴은 피해자가 머리에 총을 맞은 상황에 적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트윗했다.
앞서 오스틴 시의회는 작년 여름 1억5천만 달러의 경찰 예산을 삭감했다.
작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력 해체 및 경찰 예산 삭감 요구가 거세지자 나온 조치였다.
‘경찰 예산 삭감’ 찬성론자들은 정부가 법 집행기관에 드는 예산을 줄이고 삭감액은 인종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2개 법안에는 사법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거나 신체적 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었다.
법안은 고의로 구급차를 막거나 병원 또는 의료시설의 접근을 방해하는 범죄는 중범죄(교도소형)로 분류해 처벌 강도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작년 9월 캘리포니아에서 부상당한 경관 2명이 탄 차량을 시위대가 가로막아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도입됐다.
또 다른 법안은 불꽃놀이를 이용해 경찰의 수사 집행을 방해하고 경찰을 향해 레이저를 쏘아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법안(SB23)은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나머지 3개의 법안은 오는 9월 1일부터 발효된다.
지난달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경찰 예산 삭감을 방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