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보험기업인 중국인수보험그룹(차이나라이프)이 횡령 스캔들에 휩싸였다.
차이나라이프에서 직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한 장 나이단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비리를 실명으로 고발한 뒤 해고됐다.
차이나라이프는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 최대의 국영 보험 기업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설립된 1949년에 세워져 성장을 거듭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18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장 나이단은 지난 24일 온라인 동영상에서 “차이나라이프에 2003년 입사해 16년간 근무했다”고 밝혔다.
나이단은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회사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자신이 근무한 차이나라이프 넨장 지점에서 직원들이 수십 년간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고 폭로했다.
나이단은 “이 회사의 임원 중 양심적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그들은 고객을 속이고 시민을 해치며 회사를 좀먹고 직원들을 억압했다”고 했다.
그녀는 “넨장 지점의 전 임원이 공금으로 자신의 주머니를 채웠다”고 지적하며 폭로를 이어갔다.
특히 2018년 쑨 샤오강(孫小剛)이 넨장 지점장으로 발령받은 후부터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그는 여러 분야에서 횡령을 저질렀다.
쑨 지점장은 높은 이자를 미끼로 고객을 속여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이듬해 일괄 해약시키는 수법을 썼고, 이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 성과금 등으로 200여만 위안(약 3억 5천만 원)을 챙겼다. 이 돈의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불법으로 직원 수를 2백 명가량 부풀려 매년 이들 가짜 직원 몫의 상여금과 교육비를 가로챘다. 그는 고객 ID카드 등 개인정보를 빼내 허위 입력하고 서명을 위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직원 수를 조작했다.
여기다 회사가 고객 유지 관리 및 홍보 비용에 가장 큰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을 이용해 고객과의 다양한 SNS 행사를 날조했다. 고객 서명을 위조해 가짜 청구서를 작성하고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비용을 환급받았다.
나이단은 “이런 관행으로 회사가 수년 동안 최소한 백만 달러 이상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나이단은 2019년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에 쑨 지점장의 횡령에 대해 실명 보고했다. 그러나 당국은 쑨 지점장에게 경고와 함께 1만 위안(약 1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데 그쳤을 뿐 나이단의 보고서에 대한 심층 조사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해 3월 해고됐다.
차이나라이프는 횡령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횡령을 강조한 해시태그는 현재 중국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서 6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