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침, 홍콩 경찰은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창업자 지미 라이(黎智英·71)와 그의 두 아들 그리고 회사 고위 간부 7명을 체포했다. 홍콩판 국가안전법(홍콩안전법)과 관련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미 라이는 며칠 전 “(처음) 홍콩에 왔을 때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고, 맨주먹으로 사업을 일으켰다”며 “이제는 홍콩의 자유를 위해 모두 돌려줄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를 체포한 곳은 말할 것도 없이 홍콩 경찰 내 홍콩안전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전처’다. 앞으로 이런 종류의 사건을 수행하는 홍콩 경찰들을 궈안(國安·국가안전부 요원)이나 홍콩 궈안으로 부르는 게 좋겠다. 일반인들도 중국 대륙 소식을 전할 때, 일반 경찰을 공안이라고 부르지만, 일부는 궈안이라고 부른다. 궈안은 바로 특수 경찰 또는 특무(特務) 경찰을 뜻한다.
따라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의 집행자는 홍콩 궈안(國安) 경찰이다.
홍콩 궈안은 몇 사람을 체포한 것으로도 모자라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넥스트미디어 사옥과 컴퓨터·휴대폰 등의 전자정보를 압수 수색한 것으로 보인다. 속내는 빈과일보를 완전히 폐쇄해, 마음속 골칫거리를 없애려는 것이다.
누구에게 골칫거리가 되는 걸까? 당연히 홍콩 공산당과 중국 공산당이 만든 홍콩·마카오 시스템이다.
필연적으로 이번 빈과일보 사건은 세계정세 흐름의 큰 전환점, 즉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6월 30일, 홍콩판 국가안전법이 시행되면서 홍콩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각계각층의 비난 여론이 빗발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내부 사정이라고 했다. 또 향후 ‘일국양제’를 보장하고 홍콩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곳곳에 로비활동을 벌였다. 왜냐하면 현재 중공은 혼자 미국이나 파이브아이즈 연맹과 맞설 힘이 없기 때문이다. 중공은 이런 말들로 친구를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다.
그래서 국안법 시행 이후에 나오는 첫 사건은 매우 중요하다. 국안법의 기본 성격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공은 “나는 양이야. 아주 착해”라고 끊임없이 주장해 아직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첫 끼니로 결국 소와 양을 잡아먹고 대량학살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이 ‘승냥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신문사를 봉쇄하고 기자와 언론인을 단속하는 것은 어떤 성격의 문제인가? 나는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매우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믿는다. 홍콩은 자유 사회에서 독재 사회로, 홍콩 정부는 합법 정부에서 독재 정부로 전락했다. 이런 일은 곧 발생할 일이 아니라, 이미 현실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전체주의 체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언론 자유라고 말한다. 우파든 좌파든 전체주의 체제는 모두 언론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언론을 상대하는 방법은 사뭇 다르다. 우파가 독재한 정권은 신문 폐쇄, 기자 검거, 언론인 암살 등으로 매체를 통제하려고 한다.
그러나 공산당과 같은 극좌 독재 정권은 매체를 독점한 후 어느 누구도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만든다. 중국 본토의 경우가 바로 이러하다. 따라서 우파의 독재 체제는 자유가 어느 정도 있느냐의 문제고, 좌파의 독재 체제는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홍콩은 적어도 아직은 이른바 우파 독재 체제다. 그러나 환경은 더욱 혹독해지고 공산주의 독재체제가 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그 지표는 인력과 편집, 인쇄까지 직접 관리해 정보와 발언을 철저히 통제할 수 있는 미디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좌파든 우파든 찬성이든 반대든 모든 언론을 봉쇄해야 한다. 당신이 지지한다고 해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그들은 인민일보와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같은 모델이 세워져야 안심을 하기 때문이다.
언론을 ‘직접 관제’(Close control·통제 수준이 가장 높은 통제방식)하는 것이 전체주의, 특히 공산주의 독재 정치의 기본 특징이란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따라서 홍콩 궈안이 빈과일보와 지미 라이에게 한 행동으로 전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일국양제가 죽었다는 것이고 둘째, 홍콩의 자유가 사라졌으며 셋째, 국가안전법이 일국양제를 보장하기 위함이 아닌 말살하려는 것임이 분명하고 넷째, 중국 공산당과 홍콩 공산당은 더는 사람들을 속이지 말고 늑대 꼬리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움직임은 누구에게 가장 유리하며, 가장 기뻐할 사람은 누구일까?
첫 번째는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이다. 지난 몇 년간 그는 빈과일보, 넥스트미디어, 지미 라이를 없애려고 안간힘을 썼다. 누군가가 라이 회사에 광고를 내면 전화를 걸어 광고주를 협박했다. 지금은 지미 라이가 체포되고 빈과일보가 곤경에 처해 넥스트미디어가 매우 위험한 것은 분명하다. 렁춘잉은 오늘 밤을 축하하기 위해 와인을 마실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인 원한을 끝내 해결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기뻐할 사람은 폼페이오 장관일 것이다. 아마 누군가는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내가 여러 번 언급했듯 중공 홍콩·마카오 시스템과 홍콩 정부의 지난 두 달간의 행보, 특히 홍콩안전법 통과는 미국에 큰 선물이었다.
왜일까? 미국과 중공이 다투는 것은 정치, 경제, 과학기술, 문화, 군사, 이념 등이 개입된 세계 패권과 인류의 미래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전면전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년간 세계자유동맹을 맺겠다는 희망으로 열심히 일해 왔지만, 별반 효과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두가 미국과 중국이 무역, 과학기술, 지식재산권, 농산물, 공급 사슬 등에서 이익 다툼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나? 우리에게 도움이나 될까? 우리가 왜 줄을 서야 하지? 가장 좋은 방법은 어느 쪽도 돕지 않는 것 아닌가?
사실 과거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일본, 한국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가 이런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지금은 홍콩 문제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홍콩안전법 시행 후에 벌어진 상황으로 세상은 미국인들이 지금껏 말해온 것이 진실임을 분명히 알게 됐다.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이익이나 국가를 둘러싼 논쟁이 아닌 가치관과 제도, 자유와 노예제, 민주주의와 독재, 흑과 백 그리고 선과 악의 싸움이라는 점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방국가들은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
지난 9일 스위스는 올해 11월 총선에서 인권과 관련된 국민투표를 추가하기로 했다. 스위스 국민들에게 “우리가 인권을 침해하는 사람들과 사업을 해야 할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위스가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는 바보도 알 수 있는데, 가장 큰 상대는 당연히 중국 공산당이다.
건국 이래로 스위스에는 전쟁이 거의 없었다. 이 나라는 400년 이상 중립국이었으며, 어떤 국가 집단도 개입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은 적도 없다. 그런 나라가 지금은 태도를 표명하고 있다. 가치관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스위스에는 마치 티베트인 이름처럼 들리는 ‘로잔’이라는 곳이 있다. 실제로도 그곳에는 많은 티베트인들이 살고 있다. 1950년대 말, 많은 티베트인들이 도망쳤고, 스위스는 수천 명의 티베트 아이들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현재 성인이 되어 이미 2세를 낳았을 것이다.
스위스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바로 옆에 있어 압력이 상당했지만, 스위스는 중립을 유지했다. 대신 스위스는 많은 돈을 벌었다. 독일의 반유대운동 때문에 많은 유대인은 스위스 은행에 돈과 금을 맡겼다.
당시 시스템상 은행에는 실명이 필요 없었다. 은행과 고객, 쌍방이 서로 비밀번호나 암호로 약속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래서 많은 유대인은 익명으로 돈을 스위스에 저축했다. 이후 많은 유대인이 학살당하거나 전쟁 중에 죽고 강제 수용소에서 살해됐다. 사망한 고객 계좌에 있는 돈이나 금은 스위스 은행의 것이 되었고, 모든 자산은 자연스럽게 스위스 국가 자산이 됐다.
이런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10여 년 전 추산한 견적서를 본 기억이 있는데, 1940년대에 약 50억 달러 규모였다. 이는 현재 가치로 3000억 달러(약 355조 6500억원) 정도다.
스위스는 돈을 많이 벌었지만, 무거운 도덕적 부담을 짊어졌다. 이런 부담은 오늘날까지도 존재했다. 그래서 가치관, 자유, 노역 문제에서 스위스 같은 나라도 중립적일 수 없었다.
특히 다른 나라는 더더욱 그렇다. 유럽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일본과 인도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래서 최근 두 달 동안 폼페이오 장관의 일이 훨씬 쉬워졌다. 화웨이 문제, 과학기술 금수 조치, 기술 도난, 군사 협력 등 최근 한두 달 사이 갑작스럽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래서 폼페이오 장관도 홍콩안전법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폼페이오는 홍콩안전법 시행이 시들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과거 자유를 향유했던 곳이 처참해질수록 세계 자유연맹은 더욱더 굳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홍콩 정부, 특히 중공의 홍콩·마카오 시스템의 작은 움직임, 정상적인 논리에 맞지 않는 발언 등만 봐도 중공은 전혀 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은 불에 기름을 붓고 약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롭다. 실제로 그들은 구덩이로 스스로 뛰어들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대만을 방문했다. BBC에 따르면, 1979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미 정부 인사다. 물론 1979년 이후 미국과 중공 간 외교관계 수립과 대만과의 외교 단절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국 측 환경·교통부 장관들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순위에 따르면, 대통령 사망 후 승계 순서로 봤을 때 보건부 장관은 12위인 것으로 지금껏 대만을 방문한 여느 장관들보다 높다.
미국 정부의 최고위층 대만 방문은 말할 것도 없이 세간의 대단한 이목을 끌었다. 그 격은 또 어느 정도로 높았는가? 우선 에이자 장관을 태운 대만행 비행기는 미국 행정부 전용기 10040였다. 10040는 미 공군 C-40B의 최신 개량형으로 부통령급 전용기다. 과거 미국 장관들은 대만을 방문할 때 상업용 정기 항공편을 이용했다. 이 상징성은 매우 분명하고 명확하다.
둘째로 에이자 장관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최신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도 동해 인근을 순항했다. 이건 무슨 뜻인가? 해외를 방문하는 미국 장관급 인사들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항공모함이 호위하는 것을 언제 본 적이 있는가?
셋째로 폼페이오 장관이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에는 미국의 일관된 정책에 부합하는 매우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어떤 심오하고 중요한 목적인가? 이것은 물론 중공이 들으라고 한 말이다. 계속 도발한다면 미국은 중공으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려, 대만과의 관계를 1979년 이전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이는 우회적으로 대만 독립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폼페이오가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그 뜻은 당신도 나도 이미 알고 있다. 이미 모든 것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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