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지마! 쏘지마!” 어느 날 앵무새가 ‘죽은 남편 목소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김연진
2020년 07월 15일 오전 10: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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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의 한 마디가 미제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남성의 살인사건에 증거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앵무새의 목소리가 ‘유일한 증거’로 채택된 것이다.

해당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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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남성 마틴 더램(Martin Duram)이 총을 맞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의 아내 글레나(Glenna)도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극적으로 생존했다.

조사 결과 글레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남편 마틴은 5발의 총알을 맞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글레나는 남편의 사망에 대해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라며 발뺌했다.

목격자는 없었다. 증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사건은 미제로 종결됐다. 아니, 종결될 뻔했다.

결정적인 증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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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은 바로 마틴이 키우던 아프리칸 그레이종 앵무새 ‘버드’였다.

버드는 “쏘지 마!(Don’t shoot!)”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그것도 세상을 떠난 주인 마틴의 목소리를 그대로 흉내 내서.

앵무새는 마틴이 죽은 뒤 전처에게 넘겨졌다. 그런데 수상한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아마도 앵무새가 사건이 있던 그날 밤, 피해자인 마틴의 목소리를 기억해 그대로 흉내 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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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의 부모도 “분명 버드는 그날 자신이 들었던 충격적인 말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동의했다.

이후 2017년, 글레나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남편이 죽은 지 2년 만이었다.

배심원단은 8시간 동안 심사숙고 끝에 앵무새의 목소리를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글레나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가 인정됐고, 그녀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