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일반’ 감염자들이 앞으로 1∼2주 국면 좌우할 것”
신천지대구교회 유증상 신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신천지교회 밖에서 발생한 환자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5일 의료계에서는 신천지대구교회와 명확한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지역사회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 신천지교회와 무관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역학조사가 진행되면서 확진자 규모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사례도 있다.
충남에서는 줌바댄스 교습이 있었던 천안의 운동시설을 중심으로 8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줌바댄스 강사는 교회에서 신도 수십명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파악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집단감염 발생 장소는 교회,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다양하다. 부산 온천교회에서는 33명이 감염됐고, 은평성모병원 관련해서는 14명, 칠곡밀알사랑의집 관련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서는 한 아파트에서 12명이 무더기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소규모 집단감염은 명단이 확보된 신천지교회와 달리 감염원은 물론 접촉자 파악이 어려워 방역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접촉자 관리에 한 번 더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조언하는 한편 국민 개개인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거듭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체 확진자 수에서 신천지 관련 사례가 56%를 차지하는 건 그쪽을 집중적으로 검사한 영향”이라며 “오히려 지금은 신천지가 아닌 교회, 병원, 요양원 같은 집단생활 시설이 (지역사회 감염의) 불씨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는 명단이 확보됐으므로 추적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시민들은 전부 개별 사례”라며 “신천지가 아닌 ‘일반’ 감염자들이 앞으로 1∼2주 국면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사람들이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에서 2·3차 감염을 지속해서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경북 외 지역에서는 확진자의 접촉자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천지대구교회와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만 집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등 뒤에서 불이 붙는 걸 모르는 꼴”이라며 “각 지자체에서 환자와 접촉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개개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이유 역시 신천지 외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역사회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가능한 한 모든 모임과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은 “신천지가 아닌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본인 스스로 잠재적 감염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 사람을 위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