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력 리서치 회사 IT쥐즈(桔子)가 지난해 중국내 336개 신생기업이 총 25억 달러를 모금해 영업을 중단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 회사들도 포함됐다.
경기가 둔화하고 투자자들이 신중을 기하면서 중국의 기술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난의 위기를 겪기 시작했다.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타오지지는 주요도시 외곽 쇼핑객을 대상으로 한 쇼핑 플랫폼을 개설해 2018년 8월 설립된 지 두 달 만에 투자금 42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후 1년 만에 1억3600만 명의 고객을 끌어모았고, 예상 기업가치는 2억42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후 타오지지 유통업체들은 매출에 대한 할당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11월경에는 전 직원 급여가 체납됐다. 12월 벤처투자자들로부터 새로운 자금을 조달받지 못한 타오지지는 파산을 발표했다. 거래처와 입점업체에 갚아야 할 빚이 2억3000만 달러나 됐다.
차량 공유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 벤처기술 전문매체 이이우(Iyiou)에 따르면, 2018년 등록된 신생업체는 500여개에 달했지만, 실제로 영업을 시작한 업체는 100여 개에 그쳤고 현재는 극소수만이 살아남았다. 톱3 업체였던 토고(TOGO)는 2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2019년 8월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3위의 임대아파트 사업자인 ‘레자(Lejia) 아파트’는 2019년 파산명단에 오른 유니콘 기업 중 하나다. 중국은 토지소유 개념이 없고 사용권만 있기 때문에 임대업자는 집주인(사용권자)과 장기임대 계약을 한 뒤 다시 기한을 정한 매매 거래로 이익을 낸다.
2016년 5월 장쑤성 난징시에 설립된 레자 아파트는 3년 만에 전국 20만 채 이상 주택을 확보하면서 한때 기업가치가 2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경기 침체의 여파로 2019년 8월 파산선고를 받았다. 집주인들은 임대료를 받지 못했고 세입자 수십 만 명이 1년 치 임대료를 선납하고도 쫓겨났다.
동영상 공유앱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등 일부 유니콘 업체들도 적자영업 중이다. 2012년 베이징에서 창업한 바이트댄스는 2018년 평가액이 750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2018년 내내 손실을 냈다. 새로 출시한 동영상 채팅앱 두오산, 메신저앱 불릿메시징(쯔단 돤신) 등은 사용자들에게 큰 반응 얻지 못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리서치 회사인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2018년에 중국의 신생 IT기업에 대한 총 투자액은 1120억 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약 500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중국 IT업계 관계자는 지난 3일 대만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위권 기업의 자금난은 더 심각하다”며 “중국의 시장규모가 크지만 먹고 살려면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