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집단 발병한 가운데, 중국 온라인에서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일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치료에 대한 긴급 통지’라는 담은 빨간머리 문서를 발송했다”는 소식이 확산됐다.
빨간머리 문서(紅頭文件·홍두문건)는 중앙정부에서 내려보내는 공식문서다. 첫 줄의 제목이 붉은 글자로 쓰여졌다.
이에 따르면 우한시에 최근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으며, 지역 의료기관은 전주에 치료한 환자 중 유사한 증세의 환자가 있으면 보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날인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우한시에서 이달 들어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27건이 발생했으며, 이 중 7건은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전문가팀을 파견해 조사 중이며, 폐렴환자 2명은 증세가 완화돼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재일재경(第一財經)은 31일 우한시 보건당국(위생건강위원회) 관계자로부터 해당 통지문이 사실임을 확인했으며, 초기 발생한 폐렴 환자들은 장한(江漢)구 화난(華南)수산시장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중국판 카톡인 위챗에는 좀 더 상세한 내용이 오고가고 있다. 도매시장 발병자는 7명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에 격리수용됐으며, 첫 번째 발병자가 화난 수산도매시장의 도매과일 창고 업자라는 것이다.
위챗에서는 우한대학병원 임상4반 등 의료관계자들이 모인 단톡방을 중심으로 “우한퉁제병원(武漢同濟醫院)이 환자의 몸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를 사스의 병원균인 코로나 바이러스로 확인했으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적십자병원(協和紅十字會醫院)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비정형 폐렴으로 진단했다”는 내용이 진단서와 진단영상을 담은 파일과 함께 여기저기 옮겨지고 있다.
‘우한시의 원인 불명 폐렴이 사스’라는 소문이 떠돌자, 인민일보가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인민일보는 공식 웨이보에서 “우한시 익명의 의료 관계자들이 온라인에 떠도는 소문처럼 사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영언론에서는 “설령 사스 바이러스라고 해도 충분한 예방 및 치료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우한시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 네티즌은 “화난수산시장에는 수산물 외에도 고양이, 개, 오리 외에 마못, 사슴, 원숭이 등 야생동물 등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며 “사스가 발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당국은 화난수산시장을 1일부터 휴업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