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중국 양회(中國 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일부 언론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내부 균열 조짐을 전하면서 두 사람이 마치 적대시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2013년 3월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리커창이 국무원 총리로 취임한 이후 일부 언론은 줄곧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불화설을 보도했다. 예를 들면 지난해 8월 비공개로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와 관련해 해외 중화권 매체가 ‘시 주석이 리 총리의 실권을 빼앗으려 해, 두 사람이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매체가 불화설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홍콩매체 ‘경제일보’는 올 양회에서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친밀감을 드러내는 손짓을 자주 하면서 대화했다고 보도했다.
불화설을 보도한 언론은 대개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내 장쩌민 파벌(이하 장쩌민파)이 장악한 매체들이다.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불화설은 사실일까? 불화설 보도가 노리는 건 뭘까?
당서기가 기관장에게 지시하는 정치체제
현재 대부분 국가는 대통령제 아니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대통령제는 국민이 국가원수이자 최고 행정권자인 대통령을 선거로 직접 선출하는 제도로, 미국은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도입한 국가다.
의원내각제는 선거로 구성된 의회가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 다수당에서 수상을 임명해 내각 각료를 임명하는 체제다. 통상 의원내각제에서 수상이나 총리는 의례적 역할에 그치며 행정권을 갖지 않는다. 대표적인 국가로 영국과 독일, 일본 등이 있다.
중국은 겉보기에 내각제에 해당하지만, 실질적 행정권을 국무원 총리가 아닌 국가주석이 갖는 등 실제로는 내각제가 아니다. 입헌민주주의 국가에서 주(州)의 우두머리는 당연히 주지사다. 중국에서 명목상 성(省)과 시(市)의 수장은 성장(省長)과 시장(市長)이지만 성 당서기 또는 시 당서기의 지시를 받는다는 독특한 차이가 있다. 성 당서기를 포함한 중공 각급 서기는 사실 정부 조직이 아닌 중공 조직이다.
중공의 ‘지부 서기제도’는 1920년대 후반 ‘당 지부를 연대 위에 놓는다’ ‘당이 총을 지휘한다’ 등 군이 공산당의 절대적 지배 아래 있어야 한다는 마오쩌둥의 주장에서 비롯됐다. 이후 1949년 중공이 정권을 탈취하면서 중국 전국에 퍼져 더욱 공고해졌다.
그 결과, 성의 최고 행정권자가 ‘성장’이 아닌 ‘성 당서기’라는, 정상적인 국가에서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났다. 현재 중국의 각 성, 시, 구, 현과 마을 등 각 행정 단위에 ‘당서기’가 있다. 중국의 정치체제는 정상적인 내각제 국가와는 다른 변이된 체제라 할 수 있다.
실제 권력 서열은 정치자원 장악순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정권의 변이된 정치 체제는 권력의 의의와 구조, 효능 면에서 정상적인 민주 국가와 매우 다르다. 서양의 민주 국가에서 정부의 권력은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수단이며, 법률의 제약과 국민의 감시를 받는다. 정부의 권력 행사는 정상적인 국무 수행일 뿐이다.
반면 중국에서 중공의 권력은 기득권 집단이나 특정 당원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자 국가와 국민을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도구다. 그러므로 중공의 계파 간 권력 투쟁은 중공 본질상 필연적이다.
중공 내 서열은 그가 장악한 정치 자원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정권은 총 끝에서 나온다(정권을 무력으로 빼앗는다)’는 중공 사상에 따라 고위관리는 최고 권력을 손에 넣기 전, 우선 군(軍)의 지배권을 장악한다.
그 외에 ‘붓대(筆杆子)’와 ‘칼자루(刀把子)’, 즉 사상 선전계통과 법원·검찰·공안·정보기관 등 정법계통이 있다. 이 3대 권력-군대, 선전 계통, 정법 계통-을 장악했다면 중공의 주요권력을 이미 손에 넣은 것이다.
제17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저우융캉은 형식상 서열 9위였지만, 사법계통과 무장경찰권을 쥐고 장쩌민의 후광을 받아 실제로는 당시 중앙위원회 총서기였던 후진타오와 맞먹는 권력을 행사했다.
왕치산은 현재 제18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서열 6위로 거의 꼴찌에 불과하지만, 시 주석의 ‘호랑이 사냥(반부패 척결)’ 선봉장을 맡아 실제 그의 서열은 시 주석 바로 다음이라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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