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전략 “대북 재래식 방어는 한국 책임”…주한미군 변화 예고
한미연합훈련 중인 주한미군 | 연합뉴스 북핵 억제는 미국 담당, 재래식 방위는 한국 주도 구도로 전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3일(미국 현지시간) 공개한 2026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한 방어 책임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맡아야 한다는 방향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북한 핵 억제는 계속 담당하면서도, 재래식 방어 부담은 한국의 책임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NDS 문서에서 미국은 한국이 “강력한 군사력과 높은 국방지출, 견고한 방위 산업, 의무적 병역제도를 통해 보다 제한적인 미국 지원하에서도 북한 억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국방부가 그동안 한국 방어 지원을 줄이더라도 한국이 대북 억제에서 주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NDS는 북한 핵무기 능력에 대해 “미국 본토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핵공격 위험”이 존재한다고 명시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평가는 미국이 북한 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확장억제(핵우산) 공약은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전략 방향은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과 연결된다. NSS는 중국을 최우선 위협으로 설정하고 동맹들이 국방 책임을 더 분담할 것을 요구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와 지난해 12월 핵협의그룹(NCG) 공동언론성명에서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 대한 역할 조정 방향에 관해 이미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미군의 한반도 주둔 전력의 구성·운용 조정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NDS에서 “이런 균형 조정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태세 업데이트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 당국자들은 과거에도 주한미군의 병력 숫자보다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으며, 그 기반 아래 태세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상군보다는 공군·해군 전력 중심으로 재편해 인도·태평양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중국과의 잠재적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배치 의도와 연결된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이번 NDS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군의 독자적 방위 역량 확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서 현재 약 28,5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유지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도 공식적으로 대폭 감축 의지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국방비 증액 기조는 미국의 동맹 책임 강화 요구와 맞물려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도 한국을 “모범 동맹”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 동맹국들과도 “더 제한적인 지원”을 언급하며, 본토 방어와 중국 견제를 우선하는 전략적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전략적 우선순위를 중국 억제로 두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역할·구성·규모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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