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매일 먹는 당뇨병 약, 운동 효과 상쇄할 수 있어

2026년 01월 07일 오전 6:46
Nalidsa/ShutterstockNalidsa/Shutterstock

당뇨병 관리의 대표적인 치료제로 꼽히는 메트포르민은 2023년 한 해 동안 약 8천600만 명의 미국인이 처방을 받은 약물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이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점을 오히려 상쇄할 수도 있다.

그동안 의료진은 혈당 수치가 높은 환자들에게 메트포르민 복용과 함께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해 왔다. 약물 치료와 운동이라는 두 가지 검증된 방법을 함께 시행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럿거스 대학교 스티븐 말린 교수는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의료진은 1 더하기 1이 2가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며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메트포르민이 운동의 효과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메트포르민이 운동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 대부분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과체중인 경우가 많아, 혈당 조절과 체력 유지를 위해 운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의과대학의 베툴 하티포글루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메트포르민이 운동을 통해 일반적으로 향상되는 혈관의 인슐린 민감도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약물이 운동 효과 상쇄

럿거스 대학 연구진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메트포르민이 운동이 혈관 기능과 체력, 혈당 조절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게재됐으며, 당뇨병과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대사증후군 위험군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참가자들은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뉘었다. ▲고강도 운동과 위약 ▲고강도 운동과 메트포르민 ▲저강도 운동과 위약 ▲저강도 운동과 메트포르민을 병행한 그룹이다. 연구진은 16주 동안 식사 후 산소와 영양분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 기능의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운동만 시행한 경우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혈관이 인슐린에 더 민감해져 근육으로의 혈류가 증가하고, 식후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또한 운동만 한 참가자들은 염증 수치와 공복 혈당 수치도 감소했다.

반면, 메트포르민을 함께 복용한 경우 이러한 개선 효과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체력 향상 효과 역시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저자인 스티븐 말린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신체 기능을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이는 당뇨병 치료의 중요한 목표”라며 “만약 메트포르민이 이러한 효과를 방해한다면, 환자들은 충분한 보호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메트포르민을 복용했는데 혈당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한 문제”라며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사람들은 체력 향상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신체 기능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장기적으로 건강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린 교수는 메트포르민이 근육 증가와 관련된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과마저 억제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그는 “이런 점을 고려하면 메트포르민이 지구력 운동뿐 아니라 근력 운동의 효과 전반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메트포르민이 여전히 당뇨병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단지 메트포르민이 운동의 유익한 효과를 둔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가 운동을 권고받는 동시에 메트포르민을 처방받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일정 기간 메트포르민을 먼저 복용한 뒤 운동을 시작할 경우, 메트포르민만 계속 복용했을 때보다 더 큰 효과를 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말린 교수는 “이는 신체가 이미 메트포르민에 적응한 상태에서 운동이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해 추가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두 치료를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와 하나를 먼저 시행한 뒤 나중에 다른 하나를 추가하는 경우를 직접 비교한 장기 연구는 아직 없다”며 “이 두 가지 치료법을 어떻게 함께 처방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메트포르민이 운동 효과를 감소시키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린 교수는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러한 현상이 메트포르민의 약리 작용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메트포르민은 세포 내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일부 기능을 부분적으로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혈당 조절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메트포르민의 이러한 작용이 운동으로 인해 몸속 세포가 더 강해지고 효율적으로 바뀌는 과정, 즉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좋아지고 지구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함께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린 교수는 이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만 약 3천500만 명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예방과 관리 전략은 대개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전략들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당뇨 합병증 발생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는 메트포르민이 혈당 관리에 효과적인 약물임은 분명하지만, 메트포르민 복용과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각각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반드시 더 낫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말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메트포르민 복용이나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의료진이 이 두 가지 치료법을 어떻게 병행할지 보다 신중하게 고려하고, 환자의 반응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연구를 통해 약물 치료와 운동의 이점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승화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