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트

에포크타임스브라이트

혼란한 세상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하는 7가지 교훈

2025년 12월 29일 오후 9:56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는 '명상록'으로도 알려져 있다. | Biba Kayewich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는 '명상록'으로도 알려져 있다. | Biba Kayewich

“하루를 시작하기 전,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오늘도 난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 은혜를 모르는 사람, 교만한 사람, 사기꾼, 시기심이 많은 사람, 사교성이 없고 무뚝뚝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혼잡한 출근길을 뚫고 일터로 향하는 현대인에게 어울릴법한 이 글귀는 2000여 년 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 남긴 것이다. 다음은 ‘명상록’에 나오는 또 다른 명언이다.

“그들이 나를 수치스럽거나 저열한 일에 빠트리지 못할 것이니 그들 누구도 나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미워하거나 하지도 않을 것인바, 인간은 몸의 손, 발, 눈꺼풀 그리고 윗니와 아랫니처럼 서로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수필과 격언으로 이루어진 ‘명상록’은 아우렐리우스가 죽음을 맞이하기 전 집필됐다. 그가 이 책을 세상에 공표할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의 문장은 수 세기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역사 속 수많은 대문호와 정치가, 철학자가 그의 작품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으며,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이 책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통찰이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의 본질과 목적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냄과 동시에 인간사 불변의 진리를 고유하고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해 냈다.

서기 121년 로마 제국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아우렐리우스는 당대 최고의 철학자를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그는 일찍이 권력의 역설을 파악하고 이를 경계했다. 그런 그가 로마 제국의 통치자가 될 운명에 놓였을 때, 그는 이를 자신이 완수해야 할 숭고한 의무로 겸허히 받아들였다.

재위 첫 10년 동안, 로마 제국은 연이은 대형 자연재해와 더불어 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앗아간 역병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이로 인해 제국 변방의 방어선은 급격히 약화됐고, 아우렐리우스는 재위 기간의 상당 부분을 밀려오는 침략군에 맞서 싸우는 데 바쳐야만 했다. 생의 마지막 몇 년까지 국경에서 군대를 통솔했던 그는 이 시기에 ‘명상록’을 완성했다.

1. 이성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라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인생의 모든 행위를 생의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줏대 없이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말고 굳센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당시 교육받은 로마인이 대개 그러했듯 아우렐리우스는 그리스어에 능통했다. ‘명상록’ 또한 원래 그리스어로 저술되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리스어 ‘로고스(Logos)’는 이성, 이유, 담론을 뜻하며 종종 우주 만물의 질서를 구성하는 근본으로 묘사된다. 로고스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 ‘명상록’ 전반에 깔린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선과 악을 구분할 이성적 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세속적인 명성이나 권력, 부, 혹은 감각적인 쾌락과 같은 것들이 이성의 인도와 공동체의 유익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신의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다”라고 기록했다. 더불어 옳은 것을 판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천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우렐리우스의 생각이었다.

로마 중심부의 캄피돌리오 광장에 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승마 동상 | Filippo Monteforte/AFP via Getty Images

2.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라

“그대는 언제나 다음의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주 전체의 본성은 무엇인가? 나의 본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의 본성은 저 거대한 전체의 본성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명상록’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바로 ‘통찰’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사의 덧없음을 이해하고 광활한 우주에서 한 인간이 얼마나 약소한 존재인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세상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창조된 모든 생명은 우주의 장대한 질서 속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으며 진정한 해탈은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었다.

3.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라

“인간의 삶은 한순간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삶은 흩어져 가고, 감각은 둔해지며, 육체는 사그라들고 있다. 우리의 영혼은 걷잡을 수 없고, 운명은 오리무중에 있으며, 후대의 평가는 불확실하다.

섬광과도 같아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의 인생에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내린 답은 바로 철학이었다.

그가 말하는 철학이란 ‘우리 내면의 신성한 정신을 고통과 쾌락 너머에 머물게 하여 더럽혀지지 않게 보존하는 것’이며,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과 부여된 운명을 우리 자신의 근원으로부터 온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는 타인의 행동을 포함하여 인간 삶의 많은 부분이 우리의 통제 밖에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할지는 여전히 우리의 통제 안에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외부의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외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다스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4. 공동의 선을 위해 일하라

“오직 한 가지 일에서만 즐거움과 안식을 찾으라. 그것은 신을 기억하며, 하나의 공동체적 의무에서 다른 의무로 나아가는 것이다.”

‘명상록’에서 아우렐리우스는 ‘의무’를 거듭 강조한다. 그는 농부, 상인, 병사, 장군, 의원 그리고 황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었다. 또한 각자 자신이 속한 도시나 제국뿐만 아니라, 더 넓은 세상과 거대한 우주 안에서도 완수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봤다.

그는 가족과 일생에 마주치는 모든 이들을 포함하여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책임으로 여겼다. 아우렐리우스는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까지 신들에 대해 그리고 부모, 형제, 아내, 자식, 스승, 친구, 가족 그리고 아랫사람에게 어떻게 처신해 왔는가? 그런 행동이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지닌 책임에 부합하는가?”

폐허가 있는 풍경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동상(1760), 휴버트 로버트 작 | Public Domain

5. 내면을 수양하라

아우렐리우스는 타인을 돕는 일의 중요성을 믿었지만, 동시에 인간의 주된 의무는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라고 봤다. 황제가 된 뒤에도 그는 끊임없이 스승을 찾으며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내면을 수양하는 부분에 대해 책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모두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일이다. 오로지 자기기만과 오만에 빠진 자만이 스스로를 해친다. 누군가 나의 언행에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즉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돈이나 쾌락, 평판 혹은 무언가를 지나치게 떠받들고 있지는 않은가?”

6. 무조건적인 친절을 베풀라

“무정하고 배은망덕한 자들을 원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 또한 가능하다.”

그는 저서 전체를 통해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특히 그럴 자격이 없어 보이는 이들에게도 그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기적이고 무례한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단지 그들이 무엇이 옳은지 알지 못한 채 잘못된 길로 오도되었기 때문이며, 따라서 그들은 비난이 아닌 동정과 친절을 받아야 마땅한 존재라고 믿었다.

또한 그는 타인의 행동에 실망했다면 상대를 꾸짖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에 대해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었던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사람들을 선의로 대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평정심을 해치고 방해하려는 그들의 힘을 무력화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이를 존중과 공정함으로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기록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인간은 우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을 선하게 대하고 관용으로 포용해야 한다.”

7. 인생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라

“앞으로의 인생에서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닥칠 때마다 이 원칙을 기억하라-이것은 불행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시련을 고귀하게 견뎌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운이다.”

‘명상록’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 중 하나는 바로 ‘감사함’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여러 자녀를 어린 나이에 떠나보내는 상실을 겪었고, 생의 마지막 몇 년을 가족과 멀리 떨어진 군영에서 보내야 했음에도 늘 감사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는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을 자신을 창조한 우주의 섭리로 받아들였다. 삶의 환경이 어떠하든, 그는 인생의 굴곡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포용했다. 아우렐리우스가 살았던 시대로부터 약 2천 년의 세월이 흘렀고 세상은 몰라보게 변했지만, 그의 말에 담긴 지혜는 시공간을 초월한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직접적이고도 솔직하게 전하는 그의 사상은 로마 시대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의 저서는 삶의 본질과 목적을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선사하는 값진 원천이 되어줄 것이다.

*김병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