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등록외국인 160만 명 돌파…절반 이상 수도권 거주
베트남 전통모자 쓰고 감자 캐는 외국인 근로자들 | 연합뉴스 취업·유학 목적 체류 증가…화성·시흥·안산 등에 밀집
국내에 90일 이상 장기 체류하며 외국인 등록을 마친 등록외국인 수가 처음으로 160만 명을 넘어섰다. 학업과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수도권 집중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27일 공개한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국내 체류 등록외국인은 160만6천6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48만8천91명보다 8.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체류 외국인이 약 264만 명에서 272만 명으로 3.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등록외국인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등록외국인은 학업이나 취업 등을 목적으로 90일 이상 체류하기 위해 입국해 외국인 등록을 마친 이들로, 외국인등록증 발급 대상이다. 거주지를 옮길 경우 14일 이내 신고 의무가 있다.
등록외국인 수는 코로나19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2021년 109만3천891명에서 2022년 118만9천585명, 2023년 134만8천626명, 2024년 148만8천353명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160만 명대를 넘어섰다.
체류 자격별로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하는 비전문취업(E-9) 비자가 33만5천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학(D-2) 22만2천99명, 영주(F-5) 21만9천266명, 결혼이민(F-6) 15만2천546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와 대학 유학생 유입이 등록외국인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거주 지역을 보면 등록외국인의 54.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영남권은 20.6%, 충청권 12.8%, 호남권 8.9%로 뒤를 이었다. 수도권 내에서는 경기 화성시가 5만4천58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시흥시(4만2천158명), 안산시 단원구(3만8천398명), 평택시(3만5천893명) 등이 대표적인 밀집 지역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산업단지가 많은 경기 남부 지역에 외국인 근로자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자가 29.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18.4%), 네팔(5.5%), 우즈베키스탄(4.3%), 캄보디아(4.1%) 순이었다.
한편, 국내에 거소 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55만3천92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69.7%가 중국 국적이었고, 미국 9.5%, 러시아 5.9%, 우즈베키스탄 5.3%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등록외국인 증가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노동시장 구조, 주거·교육·복지 수요, 지역 간 인구 불균형 문제와 맞물려 중장기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산업 현장의 인력난 완화와 사회통합을 동시에 고려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와 지역 분산 대책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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