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서 ‘군복 유사’ 단체 행진 논란…주최 측 “정치적 의미 없어”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동호회의 걷기 대회 영상. | SNS 캡처 SNS서 중국 군 제식훈련 오해 확산…문화교류단체 “합성 영상도 섞여 있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군복과 유사한 복장을 한 중국인들이 붉은 깃발을 들고 단체 행진하는 영상이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 속 참가자들은 중국 노래에 맞춰 발을 맞추며 걸었고, 일부는 위장무늬가 들어간 상·하의를 착용해 마치 중국 군대의 제식훈련처럼 보였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31일 한국문화교류사업단과 중국건강걷기체육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행사 장면으로 확인됐다. 깃발에는 ‘한국(한강)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는 문구가 한글과 한자로 적혀 있었다.
누리꾼들은 “군복을 입고 행진하는 건 불쾌하다”, “한국전쟁 때 중국군이 참전했던 걸 감안하면 부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일부는 “AI로 조작된 영상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국문화교류사업단은 “영상 속 인물들은 중국 내 걷기 동호회 회원들로, 군복이 아닌 야외 활동용 단체복을 착용한 일반 시민들”이라며 “군 관련 퍼포먼스나 정치적 상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단체 식별을 위해 위장무늬 복장을 입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번 행사에서는 별도로 복장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또 “각국의 문화적 표현에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앞으로 사전 안내와 조율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더욱 성숙한 문화 교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여주시에서 열린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도 유사한 ‘군복 형태’의 중국인 단체 행진 영상이 올라와 지역 축제위원회가 공식 해명하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국내에서 외국 단체의 단체복·퍼포먼스가 국내 정서와 엮이며 논란이 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문화교류 행사 시 복장·표현에 대한 사전 조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복장 해프닝을 넘어, 외국 단체의 활동이 국내 정서와 외교적 감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 문화정책 전문가는 “문화교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공공장소에서 군복을 연상시키는 행진은 한국 사회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사전 소통과 문화적 맥락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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