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12년 만에 하루 최대 낙폭, 4100달러선 붕괴… “조정 신호”

전문가 “과열·조정 신호 본격화”…“시장 거품 징후 나타나”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급락하며 온스당 41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면서 금값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1일(현지시각) 국제 현물 금 가격은 장중 급락해 온스당 4082.03달러까지 떨어지며 6.3% 하락했다. 이는 2013년 4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으로, 전날 사상 최고치인 4381.52달러에서 약 300달러 내렸다.
같은 시각 국제 현물 은 가격도 장중 한때 8.7% 급락한 온스당 47.89달러를 기록하며 50달러 선을 밑돌았다.
다만 급격한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 국제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126.99달러로 낙폭을 줄였다.
덴마크 삭소은행의 상품 전략 책임자 올라 한센은 “최근 며칠간 거래자들 사이에서 관망 심리가 짙어졌고, 조정과 통합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ETF의 금 보유량이 사상 최고치는 아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상승세는 결국 약화되고 매수세가 매도세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후행 지표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 금값의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매체 ‘블록비츠’는 스위스의 귀금속 거래 서비스 업체 MKS PAMP SA의 금속전략 책임자 니키 실스의 발언을 인용해 “시장에 거품 조짐이 뚜렷하다”며 “최근 급등세의 핵심 요인은 극단적 ‘과매수’이며, 상승세는 정점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스는 “지난 6주간 금값이 1000달러 가까이 폭등한 것은 금이 이미 과대평가된 수준임을 보여주며, 현재의 가격은 비이성적 고점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값 급락의 원인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진정 국면에서 찾은 분석도 나왔다. 중국 매체 판차이징은 현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금값 하락은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유럽 9개국 정상들이 러·우 전쟁과 관련해 발표한 공동성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우 전쟁 휴전 가능성을 시사한 이 성명이 국제 시장에서 안전자산 수요를 약화시켰다는 해석이다.
유럽 현지시간 21일 오전, 영국·프랑스·독일·우크라이나 등 9개국 정상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전투 중단’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현재의 교전선을 협상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은 무력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어 “푸틴이 평화 달성에 나설 때까지 러시아의 경제 및 방산 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동결된 국가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양측은 즉시 ‘현 위치에서의 휴전’을 시작하고 현재 교전선을 협상의 기초로 삼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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