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하이든의 잃어버린 첼로 협주곡 1번을 찾아서

2025년 10월 19일 오후 10:17
2022년 카잘스 포럼에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한 첼리스트 엘라 반 포우케와 크레메라타 발티카. | Gerda Arendt/CC BY-SA 4.02022년 카잘스 포럼에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한 첼리스트 엘라 반 포우케와 크레메라타 발티카. | Gerda Arendt/CC BY-SA 4.0

오늘날 많은 사랑을 받는 요제프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을 둘러싼 믿기 어려운 이야기는, 그 탄생지인 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다. 

때는 1961년, 음악학자 풀케르트는 프라하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의 일상적인 업무는 기록을 정리하고, 낡은 악보를 보존하며, 외부에서 들어온 문서를 검토하는 일이었다. 그리 흥미진진한 일은 아니었다. 먼지가 쌓인 종이 더미를 넘기며 긴 밤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풀케르트는 자신이 20세기 음악 학계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를 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라데닌이라는 마을의 한 저택에서 온 문서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한 악보를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첼리스트 요제프 바이글(Joseph Weigl)의 서명이 담긴 첼로 협주곡의 파트보가 있었다. 풀케르트의 눈길이 멈췄다. 바이글은 ‘에스터하지 궁정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로, 바로 하이든이 고용되어 있던 그곳이었다.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 사이였고, 하이든은 바이글의 두 자녀의 대부이기도 했다.

1791년 토머스 하디가 그린 요제프 하이든 초상화. | 퍼블릭 도메인

당시까지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은 D장조로 된 후기 작품 단 한 곡만이 남아 있었다. 다른 협주곡들은 모두 잃어버렸거나 파괴된 것으로 여겨졌기에, 새로운 협주곡의 발견은 전례 없는 사건이었다. 조사가 진행될수록 흥분은 더욱 커졌다.

이 악보는 루돌프 프란츠 폰 모르친 백작의 소장품들과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무려 200년 동안 세월을 견디며 체코의 한 마을에서 비밀스럽게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이든 자신의 작품 목록에 남아 있던 주제 선율에 대한 언급이, 이 협주곡의 진품 여부를 완벽히 입증했다. 하이든 연구가 H.C. 로빈스 랜던은 이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대한 음악학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든의 C장조 첼로 협주곡은 귀족적인 품격과 매력적인 기품이 어우러진 초기 작품이다. 이 곡의 대표적인 녹음은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와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Wiener Symphoniker)가 남겼다. (감상하기)

제1악장 Moderato는 바이올린이 가볍고 생기 있는 선율로 시작한다. 이어 두 대의 호른이 현악기와 목관악기에 합류하며, 독주 첼로가 등장할 신호를 보낸다. 주제 선율이 다시 등장하면서 힘찬 화음으로 장식된다. 2분대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2분 24초 지점에서 아름답게 풀려나가는 구간이 인상적이다. 7분 34초에 등장하는 화려한 카덴차에서는 고음역의 더블스톱 주법으로 첼리스트의 기교가 빛난다. 이 카덴차는 연주자가 직접 즉흥적으로 연주하거나 작곡해 자신의 기량을 뽐내기 위한 부분이었다. 

2022년 카잘스 포럼에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을 연주한 첼리스트 엘라 반 포우케와 크레메라타 발티카. Gerda Arendt/CC BY-SA 4.0

제2악장 Adagio(8:52)는 G장조로 쓰인 느린 악장이다. 9분 50초 부분에서 첼로의 유려하고 노래하듯 흐르는 음색을 들어볼 수 있다. 하이든은 첼로의 따뜻하고 공명감 있는 소리를 활용해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선율을 만들어냈다.

제3악장 Allegro Molto(17:00)는 활기차고 빠른 피날레다. 19분 50초 무렵, 솔리스트의 손가락이 지판 위를 번개처럼 오가며 복잡한 음계 진행을 펼친다.

*필자 조지 카이(George Cai)는 첼리스트이자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카네기홀에서부터 도이체 오퍼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무대로 연주해 왔습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합니다.

*박은주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