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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고령 사회 진입…은퇴 고령자 빈곤율 OECD 최고치

2025년 09월 29일 오후 8:09
초고령화 사회 상대적 빈곤율 OECD 최고…3명중 1명만 '삶 만족' | 연합뉴스초고령화 사회 상대적 빈곤율 OECD 최고…3명중 1명만 '삶 만족' | 연합뉴스

3명 중 1명만 삶에 만족…노후 불안 심화
황혼 이혼·재혼 증가, ICT 활용·외모 관리 비중 확대

한국이 올해 처음으로 고령인구(65세 이상)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은퇴 연령층의 삶의 질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3명 중 1명만이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상대적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051만4천 명으로 처음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비중은 20.3%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고령인구 비율이 2036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65세 이상 가구 수도 618만7천 가구로 전체의 27.6%를 차지했으며, 2052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기대수명 역시 늘어나 2023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는 13.2년으로 조사됐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380으로 소폭 완화됐지만,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8%에 달했다. 이는 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65∼79세 고령자 가운데 57.6%가 ‘일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이유는 생활비 보탬(51.3%)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고령자의 삶 만족도는 35.5%로 전체 인구 평균(40.1%)보다 낮았다.

황혼 이혼과 재혼도 증가세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성의 이혼은 전년 대비 8.0%, 여성은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이혼 건수가 1.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재혼 건수도 남성 6.4%, 여성 15.1% 늘어 전체 감소세와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고령자의 건강 관리 비율은 40.4%로 5년 전보다 6.3%포인트 증가했다. 운동 등 자기 건강관리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했으며, 외모 관리 비율도 58.0%로 10% 이상 늘었다.

여가 생활에서는 스마트폰과 동영상 시청 시간이 급증했다. 고령자의 미디어 기반 여가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6분으로, 이 중 동영상 시청 시간이 5년 사이 16분 증가해 19분으로 조사됐다. ICT 기기 사용 시간도 하루 1시간 39분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14분으로 오히려 14분 줄었다.

한국은 빠른 속도의 고령화와 더불어 노후 빈곤, 낮은 삶의 만족도, 가족 구조 변화라는 복합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 사회 진입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비한 체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