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 논객 찰리 커크, 강연 중 총격 사망…향년 31세

미국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찰리 커크(Charlie Kirk)가 9월 10일(현지시간) 유타주 오렘에 위치한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향년 31세였다.
현지 시각 낮 12시 10분경, 커크가 ‘아메리칸 컴백 투어(American Comeback Tour)’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총성이 울렸고, 탄환은 그의 목을 관통했다. 즉시 경호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몇 시간 뒤 사망이 공식 발표됐다. 그는 아내 에리카 커크(Erika Kirk)와 두 자녀를 남겼다.
1993년 일리노이주 알링턴하이츠에서 태어난 커크는 정신건강 상담사 어머니와 건축가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학업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보이스카우트 최고 등급인 ‘이글 스카우트(Eagle Scout)’에 올랐다.
그의 첫 정치 활동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상원의원 선거 캠페인 자원봉사였다. 이후 교과서의 ‘진보적 편향’을 비판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학 캠퍼스를 돌며 “나를 틀렸다고 증명해 보라(prove me wrong)”라는 토론 부스를 운영해 학생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우군으로, 백악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정책을 지지했고, 소셜미디어와 방송 출연을 통해 보수 진영을 대변했다. 최근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팟캐스트 첫 회에 출연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커크를 “전설적인 인물”이라 칭하며, 전국 모든 연방 건물에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총격 직후 현장에서 한 고령의 남성이 체포됐으나 이후 석방됐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또 다른 용의자가 동부시간 오후 6시 21분경 체포됐다고 발표했으나, 이 인물도 이후 풀려났다. 그는 “심문 후 석방됐으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며, 투명성을 위해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타 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암살”이라고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총성이 캠퍼스 내 건물 3층이나 옥상에서 장거리로 발사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용의자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콕스 주지사는 “범인은 반드시 찾아내어 재판에 회부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처벌을 내릴 것”이라며 유타주가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찰리 커크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정치 활동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019년 ‘터닝 포인트 액션’을 설립했으며, 이 단체는 빠른 시간 안에 미국 내 대표적 보수 성향 풀뿌리 조직으로 성장했다. 특히 젊은 보수 유권자와 대학생들을 결집시키며 전국적인 정치 세력으로 부상했다.
단체의 사명 선언문에 따르면, 터닝 포인트 액션은 “풀뿌리 활동을 통해 보수 진영을 강화하고, 진정한 보수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불과 몇 년 만에 이 조직은 보수 진영의 막강한 세력으로 성장해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한 보수 후보들을 지지해 왔다.
각계의 애도 물결
찰리 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각계 지도자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전설적인 인물”이라 칭하며 모든 연방 건물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이어 “미국 청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사람은 찰리였다”며 “그는 모든 이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고, 특히 나의 존경을 받았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은 “주여,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정치적 폭력이 미국 사회에서 너무 흔해졌다”며 “이는 우리의 전통과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찰리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런 파렴치한 폭력은 민주주의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이 폭력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며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자유의 이념을 전파한 걸출한 인물이자 서방의 수호자를 잃었다”며 “전 세계는 위대한 한 인간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터닝 포인트 USA는 성명을 통해 “찰스 제임스 커크가 총격으로 살해됐음을 무거운 마음으로 확인한다”며 “그가 구세주의 품에 안기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한 “그의 가족과 유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사생활과 존엄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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