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의 폐교 물결…상하이서 100년 된 학교 문 닫아

2025년 09월 05일 오전 11:39
2020년 9월 10일 중국 북부 네이멍구 지역 퉁랴오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기다리고 있다. ⎢ Noel Celis /AFP via Getty Images2020년 9월 10일 중국 북부 네이멍구 지역 퉁랴오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기다리고 있다. ⎢ Noel Celis /AFP via Getty Images

중국 상하이의 한 세기 된 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와 출산율 하락 문제를 둘러싼 전국적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 학교는 교사 1명당 학생 1명이 배정될 정도로 학생 수가 줄어든 끝에 결국 지난 9월 1일 문을 닫았다.

상하이 푸둥 신구에 위치한 싼차오 초등학교는 1916년 중화민국 시기에 설립됐으며 중국의 새 학기가 시작된 9월 1일 공식적으로 폐교됐다.

푸둥 신구 교육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가을 학기 기준으로 이 공립 초등학교에는 교장 1명과 전임 교사 22명이 있었지만 등록 학생은 고작 22명에 불과했다.

교사와 학생이 1대1로 맞춰진 싼차오 초등학교의 상황은 중국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싼차오 초등학교의 어려움은 초등학교·유치원이 통폐합되거나 폐교되는 물결 속에서 결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이 현상은 2024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61만 명의 입학 아동 수가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해에만 유치원 54곳이 문을 닫았다. 푸젠성 샤먼에서는 아동 수가 2만3000명 감소했고, 유치원 136곳이 폐쇄되며 전임 교사 1024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유치원 교사 3명이 매일 직장을 떠난 것과 같은 셈이라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학교 폐쇄 물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출산율 하락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인구는 약 6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출생아 수는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902만 명으로, 사망자 수 1110만 명보다 적었다. 또한 2023년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54만 명 줄었다.

안전상의 이유로 가명을 사용한 중국 본토 교육자 왕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학생 수가 줄어든 학교들이 통폐합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해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인구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출생보다 사망이 더 많은 상황인데, 이는 전쟁 시기에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속에서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왕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을 여력이 없다. 자기 자신도 부양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이 사는 집 근처의 한 시립 유치원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왕치는 “예전에는 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이 없다. 많은 젊은이가 결혼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결혼도, 출산도 하지 못하고 있다. 돈도 없고 생계조차 어렵다. 여기에 해고와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이러한 모든 요인이 합쳐지면서 출생아 수 증가가 막혀버린 것이다.”

2021년 9월 1일 중국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 학기 첫날 기념식에 학생들이 도착하고 있다. ⎢ Kevin Frayer/Getty Images

광둥성 롄장시 헬랴오진의 탕공촌 초등학교도 이번 9월 1일 폐교됐다. 한 학부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학부모들과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부모는 “60명 이상 학생이 다니던 탕공촌 초등학교를 학부모 동의 없이 단순히 다른 학교와 합병한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유치원들은 중국의 출산율 감소 영향을 훨씬 이전부터 받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두 해 동안 유치원 입학 아동 수는 총합계 1040만 명 감소했다.

싼차오 초등학교 근처 푸둥 지역 주민 한 명은 안전상의 이유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중국어판 에포크타임스에 학교가 9월 1일 폐교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개학 안내문을 발송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폐쇄된 학교 앞에서 설명을 요구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지역 주민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22명은 4km 떨어진 진차오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푸둥 신구 교육국 자료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지역 내 7개 지정 마을을 담당해 왔다. 중국 본토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육국 관계자는 해당 지역 내 취학 아동 수가 제한적이라며, 이 지역의 여러 학교 커뮤니티가 재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