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더 공고해진 북·중·러…안보 위기에도 與野 신경전

2025년 09월 03일 오후 6:40
북한 김정은이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전승절 80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북한 김정은이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마련된 전승절 80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반도 안보 지형에서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진 모양새다. 중국의 열병식 현장에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했고, 북한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을 가졌다.

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진행됐다. 현장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푸틴 대통령, 북한 김정은이 함께 망루에 등장했다. 북중러 정상 3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연출했다.

특히 북중러 정상이 공식 석상에 한자리에 모인 것은 냉전 종식 후 이번이 처음이다. 옛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열병식 때 마오쩌둥 주석과 흐루쇼프 소련공산당 서기, 북한 김일성 등이 톈안먼 망루에 선 후 66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이번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이는 작년 평양 회담 후 1년 2개월 만이다. 북한 김정은은 “형제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계속 러시아군을 지원하겠단 뜻을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쿠르스크(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격전지) 해방’을 도왔다”며 “(북한군)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소위 ‘북중러 밀착’ 행보가 가시화되자 국제사회의 시선은 미국에 자연스레 쏠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보 위기가 고조됨에도 국내 정치권은 정쟁에 몰두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보여준 행보가 그렇다. 당시 여야는 드레스코드를 놓고 정쟁은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입장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입법 폭주를 대응한다는 의미를 담아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