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바다를 삼키는 ‘죠스’…거대한 파도를 쫓는 사진작가의 하루

하와이 마우이 섬 앞바다. 사진작가 앤드루 슈메이커(42)가 장비가 가득 든 가방을 들고 보트에 올라탔다. 방수복을 착용한 그는 선장 로렌과 함께 거친 바다로 향한다. 목표는 하나, ‘죠스(Jaws)’라 불리는 괴물 같은 파도를 포착하는 것이다.
죠스는 하와이에서 가장 거대한 겨울 파도로, 알래스카 남쪽에서 시작된 겨울 폭풍이 태평양을 건너오며 만들어진다. 아무런 방해 없이 수천 킬로미터를 질주한 파도는 갑자기 얕아지는 하와이 해저 지형과 맞닥뜨리며 수십 미터 높이로 솟구친다. 특히 마우이 북쪽 해안은 이러한 거대 파도가 부서지는 명소로, 1980년대 이후 제트스키를 타고 파도 속 터널을 달리는 서핑지로 각광받아 왔다.
슈메이커 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0~20미터 높이의 파도를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무서웠다”고 밝혔다. 과거 사진 갤러리를 운영했던 그는, 지난해 마우이를 덮친 산불 이후, 지금은 오로지 완벽하게 감아 올라가는 파도 사진에 집중하고 있다.
‘죠스’는 안전한 절벽 위에서 찍을 수도 있지만 그는 절벽 위가 아닌 바다 위, 그것도 파도 바로 옆에서 보트에 탄 채 직접 촬영을 한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임팩트 존”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사파이어’ | Andrew Shoemaker
보트는 서퍼들과 제트스키 사이를 누비며 파도를 쫓는다. 위험천만한 촬영이지만 슈메이커 씨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며 웃는다. “거친 파도 때문에 누군가는 항상 배멀미를 한다”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촬영 파트너인 로렌 선장은 과거 큰 파도가 보트를 옆에서 강타했을 때, 침착하게 배 방향을 돌려 승객들을 무사히 지켜낸 적이 있다. 이날도 로렌은 슈메이커가 ‘죠스’의 완벽한 모습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렌즈에 담긴 파도는 거대한 턱(jaws)을 연상시켰고, 마치 마우이의 절벽을 통째로 삼킬 듯했다.
이 장면을 슈메이커는 “쓰나미 같다”고 표현했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쓰나미’ | Andrew Shoemaker
물론 착시이긴 하지만, 파도 앞에선 섬조차 작고 연약해 보인다. 이날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한 장에는 ‘슈퍼 카이(Super Kai)’라는 제목을 붙였다. 세계적인 빅웨이브 서퍼 카이 레니(Kai Lenny)가 20미터에 달하는 파도를 타는 장면이었다.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를 서핑하는 것 같았어요. 그 장면은 정말 예술이었죠.” 슈메이커 씨는 “보통 서퍼들은 그 파도 속에서 살아남기 바쁘지만, 카이는 그 위에서 춤을 춘다”고 극찬했다.
그날 촬영 여행에서 슈메이커 씨가 찍은 최고의 사진 중 하나가 탄생했다. 그는 그 작품에 ‘슈퍼 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슈퍼 카이’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아드레날린 러시’ | Andrew Shoemaker
그는 거대한 파도 사진에 서퍼를 반드시 포함시키는 이유도 설명했다. “저 파도가 70피트(약 21미터)라고 해도, 사진만 보면 실감이 안 납니다. 하지만 서퍼가 작게라도 들어가 있으면, 그 규모가 딱 드러나죠.” 그의 대표작 ‘웨이브 라이더’와 ‘아드레날린 러시’가 바로 그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웨이브 라이더’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블루 크러시’ | Andrew Shoemaker
물론 파도 자체의 아름다움도 그에겐 큰 매력이다. 파도는 거칠고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무언가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베스트셀러 작품 중 하나인 ‘블루 크러시’는 휘감기는 파도의 상징적인 곡선을 담아냈고, ‘불새’는 일출 무렵 불꽃처럼 타오르는 파도를 붉은 황토색과 청록빛으로 표현했다. 그는 “하와이의 파도는 하루 중 어느 때든, 어떤 빛에서도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불새’ | Andrew Shoemaker
촬영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가는 길, 슈메이커는 카메라를 방수 케이스에 넣고 로렌과 함께 맥주를 한잔 나누며 여유를 즐긴다.
사진작가는 이때를 “오늘 하루가 얼마나 멋졌는지를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푸른 거울’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폭뢰’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대분출’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골든 글래스’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맹수 다루기’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영단묘약’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폭풍’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롤링 썬더’ | Andrew Shoemaker

앤드류 슈메이커의 사진작품 ‘도약하는 파도’ | Andrew Shoemaker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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