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하루: 규칙적인 습관, 냉수욕, 그리고 긴 산책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는 ‘올리버 트위스트'(1838), ‘크리스마스 캐럴'(1843) 등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영국의 소설가다. 어린 시절 가난과 고난을 겪었지만,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의 현실을 날카롭게 묘사하며 전 세계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1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소설을 넘어 연극, 영화, 뮤지컬로도 폭넓게 재창조되고 있다.
규칙적 습관에서 나온 영감
디킨스는 글쓰기를 직업처럼 여겼다. 그는 영감을 기다리기보다는 정해진 시간에 펜을 들었고, 규칙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 메이슨 커리의 저서 ‘리추얼 :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에 따르면, 디킨스의 장남은 아버지를 이렇게 회상했다.
“아버지는 어떤 사무원보다도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분이었습니다. 상상력으로 일하면서도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평범한 직장인보다 훨씬 더 성실하고 철저했죠.”
디킨스는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재에서 집필을 했다. 점심 식사는 간단히 하고 머릿속으로는 계속 작품을 구상했다. 하루 평균 2000~4000단어를 집필했으며,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도 서재에 머물며 상상하거나 메모를 남겼다.
오후에는 런던 거리를 약 3시간 동안 걸으며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했다. 이러한 산책은 그의 작품 속 런던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저녁 6시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휴식을 취했고, 자정쯤 잠자리에 들었다.

다니엘 맥클리스(Daniel Maclise)가 1839년에 그린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 Public domain
세심한 준비와 계획
디킨스는 집필 환경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절대적인 조용함을 유지하기 위해 서재에 방음 시설을 설치했고, 책상 위에는 항상 거위 깃펜, 꽃, 두꺼비 조각상 등 자신만의 소품을 준비했다. 원래는 검은색 잉크를 사용했으나, 1840년대 후반부터 파란 종이와 파란 잉크로 바꾸었다.
또한 대부분의 작품이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됐기 때문에, 디킨스는 작품의 방향을 철저히 미리 구상해야 했다. 그는 각 연재분마다 ‘계획표(Plan Sheet)’를 작성해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전기 작가 마이클 슬레이터는 그의 계획표를 이렇게 설명했다.
“디킨스는 종이를 가로로 나눠 왼쪽엔 해당 회차에 필요한 장면, 사건, 흐름과 인물들에 대한 메모를 적고, 오른쪽엔 세 개 장의 제목과 주요 등장인물, 중요한 대사 등을 기록했습니다.”

켄트주 하이엄에 있는 개즈힐 플레이스의 찰스 디킨스 집을 담은 오래된 사진. 이 집은 현재 학교로 사용되며, 투어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 ilbusca/Getty Images
건강한 생활 습관의 힘
디킨스의 창작 에너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에서 나왔다. 그는 긴 산책뿐 아니라 매일 아침 겨울철에도 냉수욕을 했다. 1865년 소피 베레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지금 44세입니다. 숫자상으론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여전히 젊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늘 활동적이고 피로가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디킨스는 육체적인 운동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작업에 활력을 주기 위해 가벼운 지적 활동도 병행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생활 방식 덕분에 그는 평생 동안 15편의 장편소설, 5편의 중편소설, 수백 편의 단편과 기사, 수천 통의 편지를 남기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규칙적이고 철저한 생활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디킨스가 남긴 불후의 작품들을 계속 즐길 수 있다.
*박병원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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