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얼음 너머: 펭귄, 북극곰, 고래에게서 배우는 삶의 교훈

2025년 07월 06일 오후 4:32

남극에서 펭귄을 처음 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첫인상은 ‘정말 귀엽다’였고, 두 번째는 ‘이국적으로 보인다’였다. 이 어색하고 날지 못하는 새는 놀랍게도 내게 있어 완전히 낯설었다.

극지방에 가는 것은 여러모로 다른 행성으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광활한 얼음과 눈, 빙하, 하얀 산봉우리,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마치 탐험가가 된 듯 지도 끝자락을 항해하다가 그 너머까지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은 무조건 야생동물이다.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동물들과 함께 그곳 환경에 적응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 즐겁다. 이 동물들은 따뜻한 기후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필자는 남극을 7번 방문했고 북극의 북녘은 셀 수 없이 다녀왔다. 세계에서 가장 춥고 외딴곳에 사는 펭귄들에게서 얻은 교훈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성공하려면 협력하라

다시 펭귄을 말하자면, 펭귄은 솔직히 몇 시간이고 보고 싶을 만큼 재밌는 동물이다. 젠투펭귄, 턱끈펭귄, 아델리펭귄, 마카로니펭귄, 킹펭귄 등은 모두 서로 다른 종이지만, 눈 위를 뒤뚱뒤뚱 걷고 때로는 가슴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날개로 몸을 밀고 언덕을 내려가며(일명 ‘터보거닝’ 동작) 서로를 쫓기도 한다. 마치 쇼처럼 보이지만 자기가 무대 위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사우스조지아섬에 있는 거대한 번식지도 잊을 수 없다. 세인트앤드루스만(灣)에서 솔즈베리 평원까지 킹펭귄 수십만 마리가 모여 산과 바다, 지평선을 끝없이 뒤덮는다.

사우스 조지아 섬은 세계에서 가장 큰 펭귄 서식지 중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 Dick Hoskins/Pexels

한번은 무리에 매료돼 몸을 웅크리고 촬영하던 중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바로 뒤에서 킹펭귄 두 마리가 뒤뚱거리며 다가와 필자를 이상한 존재, 마치 외부인처럼 쳐다봤다. 물론 필자는 외부인이다. 펭귄들은 짧은 출격에 만족하고는 돌아서서 언덕 아래로 나란히 내려갔다.

사우스셰틀랜드 제도나 남극 반도에서 바위를 따라 서식하는 펭귄들은 킹펭귄보다 훨씬 작지만, 그 행동이 비슷하고 역시나 흥미롭다.

펭귄은 짝을 이뤄 사는데, 일부는 평생 짝을 유지한다. 바위에 둥지를 지을 때는 한 마리가 재료를 모아 오고 다른 한 마리는 둥지를 만들며, 독특한 울음소리로 서로 소통한다. 펭귄은 바다에서 사냥한다. 걷는 것보다 수영을 훨씬 더 잘해 시속 32km에 달하는 펭귄도 있으며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을 때는 수심 240m까지 잠수하기도 한다.

턱끈펭귄은 머리를 둘러싼 좁은 검은 띠 때문에 이름이 지어졌다. | Torsten Dederichs/Unsplash

펭귄들은 매년 번식, 알을 품고 부화시키며 털갈이를 하기 위해 육지로 올라온다. | vladsilver/Shutterstock

펭귄들은 한데 모여 큰 무리를 짓는다. 이는 도둑갈매기 같은 여러 포식자로부터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수적으로 강함을 과시하려는 안전책이다.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있으면 바람을 막고 열을 보존할 수 있어 단순히 온기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종합하자면, 함께할 때 삶은 더 좋고, 더 쉬우며, 더 안전하고 잘 살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북극곰은 무신경하다

북극곰은 거대하고 위풍당당하며 정말 흥미로운 생명체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라면, 북극곰의 털은 안이 비어 있어 빛을 반사하기에 하얗게 보이지만, 북극곰의 피부는 검은색이라 실제로는 따뜻함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북극곰이 얼음 위를 위협적으로 어슬렁거리는 모습에 익숙하겠지만, 북극곰은 사실 라틴어로 우르수스 마리티무스(Ursus maritimus), 즉 ‘바다 곰’이라 하는 해양 포유류이다. 체중이 800kg이 넘는, 단연코 세계 최대의 육상 포식자인 데다 한 번에 며칠씩 헤엄칠 수도 있다.

북극곰은 뛰어난 수영꾼이지만, 종종 얼음을 사냥을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한다. | Hans-Jurgen Mager/Unsplash

그러나 필자가 항상 되새기는 것은, 북극곰의 경로를 가로막지 않는 이상 그들은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인생에 어떤 어려움이나 걱정이 있든지 큰 틀에서 볼 때 모두 아주 보잘것없다고 깨닫는 것과 같은 경이로운 느낌이다. 일부 북극곰은 먹이를 찾으려 수백 마리씩 무리 지어 캐나다 북부의 허드슨만까지 이동하는데, 이런 단순함은 왠지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10월과 11월은 캐나다 매니토바주 Churchill에서 북극곰의 이동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 Marco Pozzi Photographer/Getty Images

노르웨이 스발바르에서 북극곰들이 관광선에 접근하고 있다. | Shutterstock

 우리가 모르는 것은 많다

혹등고래 무리가 먹이를 먹거나 혹은 범고래가 사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적 있는가? 바닷가에서 보거나 작은 고무보트 위 혹은 헬리콥터 안에서 보든지, 고래들이 사냥할 때 물밑과 물 위에는 활력이 넘치고 지능적인 소통이 파동 쳐 나간다.

고래는 매우 똑똑한 동물이다. 소통 방식은 종(種)에 따라 다르다. 수염고래는 주로 긴 저주파 소리(‘노래’라고도 함)로 먼 거리까지 소통하고, 이빨고래는 초음파(고주파)나 휘파람, 클릭음(반향 탐지를 위한 딸깍 소리)으로 소통한다.

회색고래와 새끼들은 번식지와 먹이장소 사이를 함께 이동하며, 종종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 Michael Smith ITWP/Shutterstock

고래는 복잡한 사회구조를 가진 무리 속에서 살며 협력한다. 심지어 함께 놀면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슬픔을 느끼고 공감한다.

중요한 것은 인류가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번은 작은 선박을 타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안의 가장 야생적인 곳으로 가는 중이었다. 갑자기 가이드가 필자 일행을 갑판으로 불렀다. 범고래 한 마리가 바다에서 홀로 빙빙 돌며 지느러미를 내리쳐 거품을 내면서 놀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건가요?”

가이드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런 행동은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정말 모른다.

고래에게도 비밀이 있다는 사실에 왠지 마음이 놓였다. 고래에 대한 지식이 늘어날수록 우리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될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므로 펭귄과 곰을 포함해 이 매력적인 생물들을 안전하게 경험해야 할 이유가 더 커졌다. 

카약꾼들이 남극 반도 근처에서 남극해로 잠수하는 혹등고래를 지켜보고 있다. | reisegraf.ch/Shutterstock

회색고래는 번식 시즌에 자주 물 밖으로 뛰어오르며, 때로는 완전히 물 밖으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 Alexey Suloev/Shutterstock

어떻게 만날 것인가

휴가 중에 이 장엄한 동물들을 만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북미 대륙에 거주한다면) 다행히도, 이빨고래와 수염고래를 보기 위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계절에 따라 배를 타고 북미 동해안과 서해안을 오르내리며 관찰하면 된다.

북극곰을 만나는 것은 다소 까다롭다. 가을철 캐나다 북부의 처칠마을에서는 북극곰 수백 마리가 지나간다. 이때 도보 또는 비행기나 거대한 ‘툰드라 버기(Tundra Buggy, 툰드라 지형을 다닐 수 있게 제작된 궤도형 바퀴 달린 특수차량)’ 안에서 창문을 통해 북극곰을 볼 수 있다.

북극에서 그리 멀지 않은 노르웨이 스발바르섬으로 유람선 여행 가는 것도 추천한다. 섬 주변의 바렌츠해에는 최대 3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펭귄은 칠레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뉴질랜드까지 남반구 전역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길이가 160km에 달하고 4종의 펭귄 수백만 마리가 서식하는 사우스조지아 같은 자연 환경을 기대해선 안 된다. 그런 완벽한 환경은 정말로 없다.

사우스조지아 섬에서는 코끼리물범, 물개, 세계에서 가장 큰 새인 앨버트로스도 볼 수 있다. 비록 배로만 방문할 수 있지만 ‘남극해의 세렝게티’라 불리는 이곳은 볼거리와 배울 거리가 풍성하다. 어쩌면 인생을 바꿀 만한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임은혜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