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근육기억’ 입증…단백질에 남아 2개월간 유지

2025년 05월 01일 오전 9:17

운동으로 힘들게 얻은 몸매를 잃을까 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과학이 처음으로 ‘근육 기억(Muscle Memory)’의 개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 수행돼 최근 ‘생리학 저널(The Journal of Physiology)’에 발표된 이 연구는 저항 운동(근력 운동)으로 인한 긍정적 변화가 운동을 중단한 뒤에도 2개월 이상 근육 단백질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운동을 중단하더라도 몸이 어느 정도 이점을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운동 후에도 2개월간 유지된 근육 효과

‘근육 기억’이란 일정 기간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을 때 이전에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근력과 근육량을 회복하는 신체 능력을 의미한다. 이 능력 덕분에 사람들은 운동을 쉬었다가 과거의 체력 수준을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18세에서 40세 사이의 핀란드 남녀 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신체 활동은 활발하지만 체계적인 근력 훈련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었다. 참가자들은 먼저 10주간 저항 훈련을 한 후 10주간 휴식기를 가졌고, 이후 다시 10주간 훈련을 재개했다.

운동 중단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저항 훈련을 하지 않도록 관리됐으며 설문 조사와 중간 점검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10주 후 참가자들의 근육 단백질을 분석했고 두 가지 뚜렷한 반응을 발견했다.

일부 단백질은 운동 전 상태로 되돌아갔지만 ‘칼슘 결합 단백질(calcium-binding proteins)’을 포함한 몇몇 단백질은 운동의 영향을 반영한 채 변화된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이러한 단백질들이 운동 중단 기간에도 ‘운동의 기억’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칼슘 결합 단백질은 근육 수축, 신경 자극 전달, 세포 신호 전달 등 수많은 세포 기능에 필수적인 칼슘 수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유하 훌미 교수는 성명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근육이 이전의 저항 훈련을 단백질 수준에서 ‘기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기억’이 최소 2개월 반 동안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훌미 교수는 오랜 휴식 기간 중 근육이 원래 크기로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 기억의 흔적(memory trace) 덕분에 운동을 재개하면 더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트니스 애호가들을 위한 시사점

사람들은 종종 운동 효과가 금방 사라진다고 생각해 짧은 휴식만으로도 근육이 빠질까 봐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근손실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근육 기억의 작동 메커니즘, 특히 단백질 변화가 근력과 근육 크기 회복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저항 훈련에 의해 자극된 근육 수축, 근육 구조, 칼슘 처리 관련 단백질 중 일부는 운동을 10주간 중단한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이 연구는 저항 훈련이 세포 수준에서 유전적 발현 양식을 바꾸는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변화’를 유도해 운동을 쉬는 동안에도 근육 세포의 기능 방식이 변화된 상태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훌미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따라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평생에 걸친 근력 훈련 관점에서 볼 때 일상 속에서 단기적으로 운동을 쉬는 것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운동 중단의 경우는 이번 연구 결과를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의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버리힐스에서 ‘더 스핀 프로(The Spine Pro)’를 운영하는 정형외과 척추외과 전문의이자 스포츠 의학 전문가인 후만 멜라메드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훌미 교수의 연구 결과는 근육량 손실 없이 훈련 계획에 휴식기를 전략적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근육 기억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회복, 번아웃 방지, 혹은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인한 휴식 기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 다시 훈련을 시작할 때 근력과 근육량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멜라메드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트레이너들이 고객에게 비자발적 혹은 계획된 저항 훈련 휴식에 대해 더 긍정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 연구가 운동을 못 했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완벽함’보다는 장기적인 꾸준함을 추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침례 대학 운동과학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운동학 교수인 트레버 길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신경근 적응을 통해 저항 훈련의 효과를 관찰해 왔다. 이번 연구는 그 효과가 단백질 수준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을 확인해주고 그 이해를 한층 확장해 준다.”

멜라메드 박사는 이번 연구가 운동 번아웃을 피하고 1년 내내 매일 운동하기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훈련에 집중하도록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