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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목적 주장하지만, 中 공산당 ‘민군 융합’ 전략에 부합”
중국, 생물학전 준비에 오랜 투자…민간 학자 연구성과 활동

미국 사법당국이 중국 국적의 생명공학 연구자 두 명을 병원균 밀반입 혐의로 기소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민간 연구원을 내세운 은밀한 ‘생물학전(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사 평론가 란쑤는 최근 중국인 연구원들이 미국에 위험한 생물학적 물질을 몰래 반입하려다 미국 당국에 적발된 사건이 일주일 사이 2건이나 발생한 것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의 ‘이중용도’ 전략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이중용도란 민간과 군사 모두에서 사용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가리킨다. 민간 용도로 개발됐지만 군사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이다.

9일 미 법무부는 독성이 있는 붉은곰팡이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중국인 과학자 젠윈칭(33)과 류쭌융(34)을 기소했다. 류쭌융은 지난 3일 해당 곰팡이 샘플이 담긴 비닐백을 휴지에 싸서 가방에 넣고 당국에 알리지 않은 채 미국에 입국하려다 공항에서 적발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등 전자기록을 조사해, 류쭌융이 여자친구인 젠윈칭 미시간대 박사후 연구원과 곰팡이균 밀수 계획을 공모한 내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젠윈칭이 공산당원이며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겠다고 한 내용도 전자기기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쭌융은 미시간대 연구소에서 근무했으나 지난해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돼 중국으로 송환됐고, 젠윈칭은 비자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채 이달 13일 열릴 보석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붉은곰팡이로 불리는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은 밀, 보리, 옥수수, 쌀 등에 전염돼 이삭마름병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 정부에 의해 ‘잠재적 농업테러 무기’의 하나로 분류됐다.

인간이나 가축에 감염되면 구토와 간 손상, 생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각에서는 일정 수준의 설비를 갖춘 연구소에서 유전자 변형을 가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물무기로 전환 가능하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FBI은 이번 사건을 “미국 농업에 대한 잠재적 생물 테러 행위”이자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8일에는 또 다른 미시간대 중국인 연구원 한청쉬안이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체포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화중과학기술대 박사과정에 있는 한청쉬안은 신고되지 않은 생물학적 물질이 들어 있는 소포 4개를 중국에서 미국 미시간대 실험실에 보냈으나, 당국의 조사에 허위 진술한 혐의를 받았다.

그가 소포로 미국에 보낸 생물학적 물질은 일종의 선충이며 사람이나 동물의 장기 혹은 조직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생충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연구 목적의 생물학적 물질 반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다만 엄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미 연방검찰은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생물학적 물질을 몰래 반입했다는 점에 대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위험한 패턴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평론가 란쑤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생물안보 전문가를 인용해 이러한 사건들이 단순한 연구원 개인의 연구 윤리 미흡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생물학전 전략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수년 전부터 생명과학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군민 융합 방침에 따라, 민간 연구와 군사 연구를 병행하는 이중용도 전략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 연구원들이 미국 실험실에서 기생충과 곰팡이 같은 위험한 생물학적 물질을 연구하려 한 행위가 공산당의 이중용도 전략에 잘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민간인 신분으로 외국 연구기관이나 대학에서 거둔 연구 실적이 결국 중국의 군사적 역량 강화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익명의 전문가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수년간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유전자 정보 수집과 치명적인 병원체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를 팬데믹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당초 “야생동물에서 자연적으로 유래했다”는 중국 당국의 설명과 달리,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수행한 바이러스 강화 실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미국과 독일 정보기관에서 내린 결론이다.

란쑤는 우한연구소가 민간 연구기관을 표방하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탄생시킨 미생물연구실 책임자인 천웨이 소장이 인민해방군 출신 생물학전 전문가라는 점도 지적했다. 바이러스 연구가 처음부터 민군 이중용도 전략에 따른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미 사법당국은 기소된 중국인 연구자들의 곰팡이 반입 목적과 경로를 조사 중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 연구자의 생물학적 물질 반입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관련 질의에 “중국 정부는 해외 중국인들에게 현지 법률과 규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그들의 합법적인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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