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여행’하며 안전하게 사람 만나는 방법

아그라의 늦은 오후 햇빛은 조금 이상하다. 아득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인도에서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수천 개의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든다. 그 연기는 향긋한 안개처럼 도시 전체를 감싸며 수백만 인구가 사는 아그라 위로 퍼져 나간다.
수백만 인구의 도시 위에 그 같은 향연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 유적지의 문을 지나칠 때 내 주변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러다 나는 마침내 그 위대한 건축물을 처음 마주하게 된다—물론 무덤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타지마할이 바로 앞에 우뚝 서 있다. 치솟은 돔들, 그리고 우아한 미나렛(높고 가느다란 첨탑)은 금세 알아볼 수 있다. 이 둘은 전 세계 어디서나 사진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직접 눈앞에서 마주하니 그 아름다움은 훨씬 더 놀랍고, 특별하고, 심지어 친밀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 주변엔 사진을 찍고 무덤을 보기 위해 줄을 서며 밀려드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나는 혼자다. 가이드조차도 입장권 문제로 앞서 가버렸고 나는 세계적인 명소 중 하나를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으로 감상하고 있다.
그리고 말이다, 나는 그 점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혼자서 수십 개국을 여행했으며 그 모든 여행을 하나하나 즐겼다.
여행을 하면서 혼자 여행할 때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이고 철학적인 팁들을 익혔다. 특히 안전하게 사람들을 만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솔로 투어를 사랑하는 이들이나 첫 솔로 투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이다.
여행의 힘을 이해하라
여행의 맥락과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행은 역동적이고 강력한 힘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다.
비행기를 타고 14시간을 날아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지구 반대편 나라에 도착해 그곳 사람과 의외로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는 경험만큼 특별한 것은 없다. 혼자 여행할 때 이런 감각은 더욱 예민해진다. 이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면 여행 중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즐길 수 있다.
자유를 만끽하라
동반자나 그룹과 함께 여행할 때는 타협이 필수다. 예를 들어 친구 두 명이 자연사 박물관에 가고 싶어 해 함께 동행하고 대신 친구들이 내가 가려는 야구 경기에 같이 가는 식이다.
하지만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박물관에 가지 않아도 누구에게도 실망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좋은 점은 피곤하거나 시차 적응이 안 되거나 단순히 외출할 의욕이 없을 때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에서 인도 뭄바이 그리고 멕시코시티에 이르기까지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여정을 보낸 후에는 내가 ‘호텔 데이’라 부르는 시간을 가진다. 수영장 옆에 앉아 좋은 책을 읽고 저녁에는 욕조에 몸을 담근 뒤 치즈가 가장 많이 듬뿍 들어간 피자를 배달시켜 놓고 재미있는 영화를 본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바에 앉기
대부분 도시에서 바에 앉거나 의자에 앉는다는 것은 대화를 환영한다는 신호다. 물론 꼭 펍이나 클럽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레스토랑에서도 본질적으로 사회적 공간인 바 자리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여행할 때 특히 중요한 점은 항상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하거나 불안한 낌새가 있는 사람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불쾌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누군가가 의심스럽다면 반드시 바텐더에게 알리자. 또한 바텐더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호텔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보통은 믿을 수 있는 택시 기사나 이와 비슷한 사람을 통해서다.

현지인에게 의지하라
여행하는 도시나 나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곳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많은 경우 그들은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귀중한 정보원이 돼 준다. 그러니 꼭 현지인에게 그들이 추천하는 곳을 물어보자.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식사하거나 술을 한잔하거나 구경하기 좋은 곳이 어디인가”하고 물어보자. 현지인이라면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호텔에서 알려주는 흔한 추천 코스를 넘어서면 그 지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공동 공간에 머물고 그룹 투어에 참여하라
이 조언은 특히 10대나 20대를 지난 여행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동 기숙사에서 자는 것이 괜찮거나 혹은 전용 객실은 있지만 라운지를 공유하는 호스텔 형태의 숙소에 머물 수 있다면 다른 여행자들과 쉽게 만나고 교류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룹 투어는 더욱 간편하다. 내가 처음 극적인 화산섬인 그리스 산토리니를 여행했을 때 소규모 투어 그룹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산토리니 칼데라 한가운데로 항해를 떠났다. 이곳 칼데라(분화구)는 약 3600년 전 테라 화산의 초대형 폭발로 생겨났고 여기에 에게해(海) 바닷물이 들어차 지금의 형상이 된 것이다. 이 여행에 동반한 젊은 호주 여성 두 명, 미국 남성 한 명, 그리고 나. 우리는 모두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배낭여행자로서의 공통된 경험을 나누며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우리는 함께 다니기로 계획을 세웠고 저녁 식사를 같이한 뒤 다음 날 아침 크레타섬으로 가는 페리 표를 함께 예약했다. 그다음 주에는 섬 남부 해안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소박한 호텔에서 한 방을 같이 썼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침대를 하나 더 들여달라고 설득해 새로 생긴 우리 일행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외롭기만 할 것 같던 여행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에서 웃음과 추억을 함께 나누는 경험으로 바뀌었다.
공식적인 모임을 찾아보자
젊을 때는 나이트클럽이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재미를 찾기에 좋은 장소일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무리 세련된 곳이라 해도 쿵쾅거리는 음악과 내 부족한 춤 실력은 사람들과 제대로 연결되기엔 장애가 된다는 걸 느끼게 된다.
좀 더 나은 방법은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을 찾아보거나 신문이 여전히 인쇄되고 있는 곳이라면 지역 신문을 펼쳐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트해 지역 연안에서 흔히 열리는 아날로그 LP 음악 감상회서부터 현지인들과 함께 소소한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는 호주 블루마운틴의 펍 퀴즈까지—이런 모임들은 대화를 시작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설령 결국 그저 흥미로운 밤 외출로 끝나더라도 그 지역 사람들의 삶에 대해 뭔가 하나쯤은 배우게 될 것이다.

사람 구경 최대한 즐기기
가끔은 타지마할에서 보낸 나의 오후처럼 함께 경험을 나눌 사람을 만나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이보다 더 좋은 사람 구경 장소는 드물다. 사진을 찍고 무덤을 둘러본 후 나는 그냥 앉아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소 중 하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광경은 즐거웠다.
그날 인도의 따뜻한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완벽한 시간이기도 했다.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한 다섯 가지 빠른 팁
◆연결 상태 유지하기: 현지 휴대폰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라.
◆가볍게 여행하기: 특히 밤에 외출할 때는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휴대하라. 고가 시계나 장신구, 튀는 물건은 객실 금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안전 생각하기: 혼자가 아닌 그룹으로 다니는 것이 안전과 힘을 더해 준다.
◆사전 계획 세우기: 예를 들어 선택한 식당의 마감 시간이나 대중교통 운행 종료 시간을 미리 알아두고 늦게까지 외출할 경우 어떻게 귀가할지 계획하라.
◆조언 구하기: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믿을 만하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사람, 호텔 직원 등에게 특히 밤에 안전한 동네, 바, 관광지를 물어보고 그들의 충고를 따르라.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변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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