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업계 종사자들, 영어 능력 검증 부활 지지…“느슨한 면허규정 탓, 위험한 외국인 트럭운전자 활동 우려”

미국 정부가 물류 회사들이 업무에 필요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트럭 운전자들을 고용할 수 있게 한 법적 허점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교통부에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미국에서 상업용 트럭을 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교통부에 외국 운전면허증 검증과 소위 비거주 상업용 운전면허증 발급을 둘러싼 관행들을 조사하도록 명령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럭 운송업 협회들로부터 미국 내 트럭 운송 기준의 일관된 집행을 확립하고 공공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하다며 환영받았다.
행정명령 지지단체인 ‘아메리칸 트러커스 유나이티드(American Truckers United, ATU)’는 이 행정명령이 훨씬 더 큰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진위가 의심스러운 면허로 합법 고용된 외국 출신 운전자들의 수를 알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ATU의 공동 창립자인 섀넌 에버렛은 비거주 면허증이나 외국 발급 면허증을 소지한 운전자들의 유입이 운전자 임금을 억누르고 운송 회사들이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운전자들이 미국 도로에서 고속으로 18륜 트럭을 운전하기에는 위험할 정도로 자격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8만 파운드(약 36t) 트럭을 운전하면서 ‘앞쪽 차선 폐쇄’ 또는 ‘앞쪽 차선 합류’라는 도로 표지판을 읽을 수 없어서 시속 80마일(약 128km)로 정체된 교통 상황에 돌진한다면 한 가족이 몰살당할 수 있다”고 에버렛은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영어 능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이하 현지시간) 션 더피 교통부 장관에게 트럭 운전자들의 영어 능력 요구사항을 완화한 2016년 정책을 철회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말까지 교통부는 영어 능력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운전자들을 운행 중단시키는 새로운 집행 지침을 발표해야 한다.
영어 능력 기준과 연방, 주, 지방 법 집행기관들이 정확히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교통부와 연방자동차운송안전청(FMCSA) 대변인실은 행정명령 집행 과정에 대한 에포크타임스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행정명령이 서명된 날 백악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전문 운전자들은 교통 표지판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교통안전 담당자, 국경순찰대, 농업 검문소, 화물 중량 제한 스테이션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영어로 피드백과 지시를 제공하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연방법에서도 해당 행정명령과 같은 영어 능력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지침’하에서는 이 요구사항이 집행되지 않았다.
“이 상식적인 기준은 결코 포기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션 더피 장관은 4월 28일 공식 성명을 통해 말했다.
교통부의 행동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다국가 차량 안전 연맹은 행정명령에 응해 즉각적인 실행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상업용차량안전연맹(CVSA) 이사회는 영어 능력 부족을 운행 중단 기준 목록에 추가하기로 투표했다고 이 조직의 에이드리언 길데아 부집행 이사가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CVSA는 캐나다, 멕시코, 미국의 지방, 주, 도, 준주(準州), 연방 상업용 자동차 안전 담당자들과 업계 대표들의 연합이다.
CVSA에 따르면 중대한 위반만이 운행 중단 조치를 발동시킬 수 있다. 운행 중단되면 해당 회사나 운전자는 특정 기간 동안 또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상업용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다.
션 더피 장관은 지난 5월 20일 연방자동차운송안전청이 영어 능력 부족을 연방 운행 중단 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반 사항으로 분류하도록 명령하는 지시에 서명했다.

사고 증가
대형 트럭 충돌과 관련된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2009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만 약 3380명이 사망하고 7만3000명이 부상했다.
2016년부터 대형 트럭 충돌과 관련된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다시 급격히 증가해 국가안전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거의 4700명이 사망하고 거의 13만5000명이 대형 트럭 충돌로 부상당했다.
2023년까지 사망자는 약 17% 증가해 5470명을 넘었고, 부상자는 약 14% 증가해 1만53400명을 넘었다.
능숙한 영어를 구사할 수 없는 트럭 운전자들이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킨 주목할 만한 사례들이 있었다.
2019년 쿠바 출신 이민자 로겔 아길레라-메데로스는 콜로라도주 70번 주간고속도로의 산악 구간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면서 4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한 연쇄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상업용 트럭 제한 속도의 거의 두 배로 주행하던 메데로스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트럭을 멈추도록 설계된 여러 감속용 램프를 지나쳤다. 그는 이 사고로 1심에서 1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멕시코 시민권자 이그나시오 크루즈-멘도사는 콜로라도주 285번 미국 고속도로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사고에서의 역할로 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미 출입국관리청에 따르면 크루즈-멘도사는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다. 그의 전과 기록에는 마약 소지와 음주 운전 혐의가 포함됐다. 크루즈-멘도사는 지난 4월 추방됐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모논갈리아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싱 수크힌더는 올 1월 19일 68번 주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사고 관련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보안관 사무소에 따르면 수크힌더는 경찰과 대화하기 위해 통역사가 필요했다.
연방자동차운송안전청(FMCSA)은 지난 4월 28일 성명에서 아길레라-메데로스가 일으킨 사고와 수크힌더가 연루된 사고가 “운전자들의 표지판 읽기 능력 부족과 우리 언어 구사 능력 부족이 일련의 치명적인 사고에 기여했을 수 있는 문서화된 사례들 중 두 가지”라고 말했다.
행정명령은 또한 교통부에 소위 비거주 상업용 운전면허증 발급을 둘러싼 잠재적 부정행위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미국 주와 외국 정부 모두가 발급한 운전면허증에 대한 더 강력한 검증 정책을 의무화한다.
트럭 운송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에버렛은 두 형태의 신분증 모두 남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들과 그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이 더 저렴하고 자격이 부족한 이민자 운전자들을 도로에 투입하기 위해 이들을 이용한다고 그는 말했다.
높은 이직률
‘서던 뱅크 컴퍼니(Southern Bank Co)’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약 2만4000개의 전문 트럭 운전자 공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매주 9550만 달러(약 1300억 원) 이상의 트럭 운송업계 수익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계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문제는 전문 트럭 운전자 부족만으로 풀이될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실제 문제는 운전자 부족보다는 급여 부족에 가깝다고 에버렛은 말했다. 상업용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전문적으로 운전하려는 사람들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힘든 근무 시간, 집을 오래 떠나 있어야 하는 점 때문에 운전사로 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한 개인트럭운전자협회(OOIDA) 연구재단의 지난 4월 연구에 따르면 트럭 운송업계는 ‘극도로 높은 이직률’로 시름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일부 트럭 운송 회사에서 운전자 이직률이 90%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새로운 저비용 운전자들을 계속 유입시키기 위해 규제 허점을 비롯한 다양한 조치들을 일상적으로 활용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진정한 자유 시장에서 어떤 직업이 매년 전체 인력을 일상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면 그 직업은 대폭 개선되거나 완전히 실패해야 할 것”이라고 OOIDA 연구 재단이 보고서를 통해 말했다. “트럭 운송업은 새로운 인력으로 누수를 메워 재앙을 피해 왔다.”

외국인 운전자들
ATU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많은 수의 운전자가 인도, 멕시코, 세르비아에서 오고 있다. 이들 국가의 운전자 평균 임금은 미국 트럭 운전자가 받는 것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외국인 운전자들이 더 낮은 급여를 받아들이려는 의지와 트럭 운송 회사들이 그들을 고용할 방법을 찾으려는 열의가 미국 트럭 운전자들의 임금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부분의 외국인 운전자는 외국 발급 상업용 운전면허증(CDL)이나 소위 비거주 상업용 운전면허증을 활용해 미국에 입국하고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ATU의 에버렛이 말했다.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의해 확립된 규칙에 따르면 캐나다나 멕시코 출신 운전자는 미국 내 지점에서 화물을 내리거나 싣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국내 트럭 운송업에는 종사할 수 없었다.
어느 시점에서 법 집행이 느슨해지면서 많은 캐나다와 멕시코 트럭 운전자들이 현재 미국 내에서 국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고 에버렛이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외국인 운전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운전하기 위해 비거주 CDL을 취득하는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거주 CDL은 면허를 발급하는 주의 거주자가 아닌 운전자에게 발급된다.
‘비거주 면허 개념’은 당초 특정 주 자동차관리청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의도됐다. 그러나 2019년 연방 CDL 기준의 개정이나 재해석으로 인해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 운전자를 제외한 비시민권자들이 유효한 미국 상업용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국과 같은 기준과 견제와 균형을 갖지 않은 다른 국가들에서 나오는 사기성 (상업용 운전) 면허증이 만연한 문제가 있다”고 에버렛이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요인이 외국 운전면허증, 비거주 CDL, 또는 사기성 면허증으로 트럭을 운전하는 외국인 운전자들의 수에 대한 정직한 집계를 방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박경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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