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공산당, 관제(官制) NGO 통해 유엔에서 영향력 강화

2025년 04월 30일 오후 10:53

중국은 자국의 인권 실태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기 위해 비정부기구(NGO)로 위장한 단체들을 유엔에 점점 더 많이 파견하고 있다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4월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ICIJ와 42개 언론기관은 공동으로 10개월간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중국의 초국가적 탄압을 조사했다.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NGO 군대”를 늘려서 유엔 인권이사회를 접수하려는 공작에 초점을 맞추었다.

보고서는 “시진핑이 2017년 공산당 총서기와 이듬해 국가주석으로 재선된 이후, 중국은 유엔 인권이사회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추구하고 더욱 공격적으로 반대 의견을 억압했다”고 밝혔다.

ICIJ에 따르면 유엔과 ‘협의지위(consultative status)’를 가진 중국 NGO의 수가 2018년 이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가 NGO들에 부여하는 ‘협의지위’를 받으면 유엔 회의에 참여하고, 구두 성명을 발표하며, 유엔 세션 전에 서면 성명을 제출할 수 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에 적(籍)을 둔 106개 NGO에 대한 ICIJ의 분석에 따르면, 59개가 독립적이지 않고 중국공산당(CCP)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CIJ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이러한 NGO들을 “GONGO” 또는 “정부 조직 비정부기구”라고 지칭했다.

이들 GONGO 중 10개는 자금의 50% 이상을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고 ICIJ는 지적했다.

이 단체들 중 최소 46개에서는 이사, 간사, 부대표 또는 다른 고위 직원들이 중국 정부나 중국공산당 내에서도 직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NGO 중 53개는 자신들의 웹사이트나 다른 공식 문서에서 중국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했다. 그중 12개는 지도부 임명과 같은 의사결정을 당에 위임했다.

보고서는 “2024년, 33개의 중국 NGO가 유엔 인권이사회 세션의 발언자 명단에 약 300번 등장했다. 2018년에는 단 3개에 불과했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중국을 비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스트라우스 국제안보법률 센터의 선임연구원인 라나 시우 인보든은 중국이 “분명히 NGO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 NGO들을 격려하고, 돕고, 안내하며, ‘협의지위’를 얻는 방법을 조언한다”며 “일단 그들이 유엔에 발을 들여놓으면, 인권이사회에서든 어디에서든, 그들의 발언 목적은 중국 정부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술

중국이 지원하는 단체의 대표들은 “중국에 대한 비판을 방해하고 압도하려” 하고, 중국공산당을 극찬하며, 유엔 인권이사회가 있는 제네바에 와서 중국에 대해 증언하는 이들을 감시하고 위협한다.

202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엔 인권이사회 미국 대사를 지낸 미셸 테일러는 ICIJ의 조사에서 “이것은 파괴적이고, 부정직하며, 전복적”이라고 말했다.

테일러는 중국이 지원하는 NGO들은 중국공산당의 위장 단체라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이 자신들의 인권 침해를 가리고 중국의 행동과 책임에 관한 내러티브를 재구성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NGO로 위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ICIJ와 그 언론 파트너들은 중국의 인권을 위해 헌신하는 15명의 활동가·변호사와 대화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에게 감시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유엔 건물 내부와 제네바 전역에서 발생했다.

ICIJ에 따르면, 일부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친척들이 공개적인 활동을 중단하도록 촉구하거나 그들의 행동이 초래할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압력을 받은 것이다.

보고서는 2024년 3월에 일부 인권 활동가들이 유엔 건물 내에 발을 들이기를 거부한 사건을 인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관이나 NGO 관계자들이 활동가들을 식별, 중국에 있는 그들의 가족들에게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ICIJ는 “대신, 그들은 근처의 평범한 사무실 건물 최상층에서 비밀 회의를 위해 모였다. 그들은 유엔 건물이 아니라 다른 건물에서 유엔 인권 최고대표인 폴커 튀르크와 함께 중국과 홍콩의 인권 침해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작년 1월, 중국은 다른 여러 나라와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보편적 정례 검토’라 불리는 회원국 상호 간 인권상황 검토 과정을 거쳤다.

미국에 기반을 둔 위구르인 캠페인의 공동 창립자인 루샨 아바스는 자신과 다른 NGO 대표들이 중국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는 유엔 건물에 들어가자 “그 중국의 GONGO들이 우리를 사진 찍었다”고 ICIJ에 전했다.

아바스는 “중국이 마치 유엔이 자신들의 놀이터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서 유엔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나는 유엔에 대한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CIJ는 전 세계적으로 독재가 증가함에 따라 독립 기관들이 더 큰 책임을 지고 잔혹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만약 유엔 당국이 계속해서 중국의 횡포를 견제하지 않는다면 유엔은 스스로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권 침해와 학대를 감시하고 기록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