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시진핑 흔들리나? 당 기관지 “전당이 최고 지도자 수호해야” 촉구

2025년 02월 18일 오후 12:16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치우스(求是)’가 최근 발행한 기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했던 연설을 공개하며, 그의 권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포크타임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나오는 여러 신호를 종합할 때 시진핑의 권위가 요동치고 있어 이번 기사가 흩어지는 당원들을 추스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 당 지도부가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진핑, ‘전면적이고 엄격한 통치’ 강조

‘치우스’는 최신 호에서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 체계의 확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는 시진핑이 2024년 6월 27일, 중국 공산(중공)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정치국(당 중앙) 집단 학습에서 했던 연설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국 집단 학습은 중공 고위층이 정치, 경제, 사회, 국방 등 각 분야 현황을 파악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 자리다. 후진타오 집권기 이후 정치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시진핑 집권 이후에는 시진핑 사상을 특히 강조하는 자리가 됐다.

이 연설에서 시진핑은 “당 내부의 사상적 불순, 조직적 불순, 실행 방식의 불순과 같은 문제들이 여전히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부패 척결 투쟁의 형세가 여전히 엄중하고 복잡하며,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또한 당의 조직 체계를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두 가지 수호’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주장했다.

두 가지 수호란 시진핑이 2018년 제시한 정치 구호다. ▲당 중앙의 핵심이자 전체 당의 핵심인 최고 지도자의 지위를 수호하는 것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 통일적 지도 체계를 수호하는 것을 뜻한다.

최고 지도자인 자신의 지위와 중앙집중적 통치, 다시 말해 독재적 권력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시진핑 자신이 직접 나서서 ‘내 권위를 지켜 달라’고 주문한 것은 당시로서도 매우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 6년이 지난 현재 시진핑은 또다시 같은 주문을 한 것이다.

군부의 미묘한 움직임… 시진핑에 대한 도전?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이 권력을 확고히 장악한 것으로 보였지만, 2023년부터 건강 이상설과 군권 장악력 약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소문이 확산하자 시진핑은 적극적으로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이를 불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그의 최측근 인사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내부 권력 투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월 10일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몸소 실천하는 것이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낫다’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했다. 작성자인 여성 소장 탕빙(唐冰)은 해방군 우주군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사에서는 “통치하려면 먼저 윗사람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문장을 강조했는데, 이는 시진핑이 2024년 군 정치 업무 회의에서 한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군 중간 관리층을 겨냥한 것이었으나, 탕빙이 논평에서 인용함으로써 오히려 군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의미가 다르게 해석됐다.

에포크타임스에 정기적으로 기고해 온 시사평론가 중위안(鐘原)은 “소장급 장성이 ‘윗사람부터 다스려야 한다’는 글을 썼다면, 이는 분명히 중장, 상장 그리고 그 윗선인 중공 군사위원회 주석(시진핑)과 부주석을 조준한 것”으로 “해방군의 엄격한 위계질서에 크게 위배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중위안은 “이는 군 기관지가 기고문 형식을 빌려 군 지도부를 향해 ‘윗사람부터 다스려야 한다’고 대담하게 주장한 것”이라며 “그 자체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논평에서는 ‘지도부가 법을 따르지 않으면 군의 사상과 명령, 행동이 통일될 수 없다’고 썼는데, 사실상 군사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 내부 불안 고조… 베이징 정가 ‘술렁’

해방군보가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군 내부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방군보는 최근 군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다수의 기사를 연이어 게재했다.

‘철벽같은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 ‘전투 준비를 실질적으로 해야 한다’ 등 기사를 보면, 시진핑의 지시를 인용하면서도 그를 추켜세우는 어조가 아니었다. 오히려 은유적으로 상층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기사에서는 ‘관료들의 형식적인 시찰을 경계하라’며 지도부의 시찰이 사전에 각본이 짜인 연출이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기사에서는 과거 시진핑의 부친인 시중쉰 전 국무원 서기장이 농촌 시찰 중, 모든 것이 미리 준비된 연출임을 깨닫고 현장을 떠났다는 일화를 소개했는데, 이는 시진핑이 최근 시찰에서 대중을 동원해 열렬한 반응을 연출한 사례와 비교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직접 시진핑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시진핑의 대조적인 모습이 부각되도록 시진핑의 부친을 언급해 시진핑의 행보가 아버지를 배워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위안은 “이 같은 군 기관지의 보도 방향 변화는 상층부 내 갈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군 내부의 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각 세력 간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공개적으로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2025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의 정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한 중국계 언론인은 “베이징의 술자리에서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내부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베이징 당국이 매우 긴장하고 있으며, 시진핑이 권력에 대한 집착을 드러낼수록 그만큼 상태가 안정되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중국 평론가 차이셴쿤(蔡慎坤)은 “시진핑이 올해 심각한 병을 앓았다는 소문이 있으며, 후계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4중전회를 계속 미루고 있어 당내 권력 투쟁이 극도로 격화되고 있다”는 내부 소식통의 제보를 전했다.

그는 “시진핑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안과 스트레스가 극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내 정치적 파벌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향후 중국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