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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역대 최대 국방 예산 편성…中 위협 고조, 트럼프 당선 가능성 반영

2024년 07월 31일 오후 3:08

나날이 고조되는 대만해협 양안 위기 속에서 대만 국방 예산도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대만 행정원이 제출한 2025년도 국방 예산은 6300억 신대만달러(약 26조 5200억 원) 규모이다.

연합보(聯合報) 등 대만 언론들은 “7월 29일, 줘룽타이(卓榮泰) 행정원장(국무총리 해당)이 주재한 ‘2025년 중앙정부 총예산 관련 심사 회의’에서 이 같은 국방 분야 예산안을 편성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예산안은 국가원수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의 재가, 행정원회의(국무회의 해당) 의결 등을 거쳐 확정되어 입법원에 제출된다. 행정원의 원안대로 입법원에서 예산안이 확정될 경우 2025년도 국방 예산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6068억 신대만달러(약 25조5400억원)보다 5% 증액하여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대만 국방 예산은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출범 시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매년 증액하여 GDP 대비 2.5% 수준까지 증액됐다. 추후 3%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 첫해인 2016년 3497억 신대만달러(약 14조7200억원)였던 국방 예산은 2017년 3557억 신대만달러(약 14조9700억원)로 늘었다. 2020년에는 4000억 신대만달러(약 16조8400억원)를 돌파했다.

대만 국방 예산 추이. | 연합뉴스.

“증액한 국방 예산은 미국산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전략 무기 구매에 사용될 것이다.”라고 ‘자유시보(自由時報)‘ 등은 보도했다. 대만 공군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공에 대비해 현재 E-2K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를 운용 중이다. 2020년에도 신형 조기경보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국방 예산 부족 문제로 도입 시기를 연기했다. 대만이 도입하려는 E-2D 조기경보기는 1기당 4억 달러(약 5500억원) 선이다. 자유시보는 “대만 공군은 당초 6기 구매를 희망했지만, 예산 문제로 5기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한 국방 예산은 자주 국방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국방정책 전문가 쑤쯔윈(蘇紫雲) 국방안전연구원 국방전략·자원연구소 소장은 대만 지상파 방송 FTV(민시·民視)에 출연하여 “대만 정부 국방 예산은 이스라엘, 싱가포르, 한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라고 전제하며 “국방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3% 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도 외적 변수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 그들(대만)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며 대만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는 유럽, 아시아 등 동맹국의 ‘안보 무임 승차’ 문제를 지적하며 “최소 각국 GDP 대비 2% 이상을 방위비에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