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바이든 “후보직 사퇴…남은 임기, 대통령 직무에만 전념”

2024년 07월 22일 오전 11:00

뒤 이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해리스 부통령 추천
지난달 첫 TV토론 이후 논란 겪다가 24일만에 ‘결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차기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21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방송 토론 이후 당내에서 촉발된 사퇴 요구를 끝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취임 후 세 번째 코로나19 양성 진단 후 델라웨어의 별장에서 자가 격리 중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 공식 계정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일하게 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으나 (후보에서)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며 “이번 주 후반에 내 결정에 대해 더 자세히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이후 별도의 게시물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를 자신의 뒤를 이을 민주당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당의 (대선) 후보로서 제가 내린 첫 번째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오늘 나는 카멀라가 올해 우리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썼다.

이어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 함께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이다”라며 “해냅시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선 토론 이후 당 안팎에 불거진 ‘후보 사퇴론’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혀 왔다.

민주당의 거액 기부자, 소속 의원과 그 밖의 유명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호의는 변함없다면서도 인지능력 저하에 따른 대통령직 수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대의’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의원,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 등 민주당의 여러 유력 인사들이 다른 사람에게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순방과 감기로 인해 당일 컨디션이 저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사퇴 요구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특히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 중 자신을 “흑인 대통령과 일한 첫 흑인 여성”이라고 잘못 언급하고,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부대 행사에서도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젤렌스키를 “푸틴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는 등 말실수를 거듭해 우려를 키웠다.

백악관 주치의는 코로나19 자가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상태에 관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됐다”며 맥박, 혈압, 호흡수, 체온은 완전히 정상”이라고 밝혔지만 ‘고령 리스크’는 여전히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자가 격리에 들어가고 이틀째인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성명을 통해 “다음 주에 다시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며 재차 완주 의지를 내비쳤지만 결국 이틀 만에 이를 철회하게 됐다.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가 격리 기간 측근들로부터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다양한 당 안팎의 요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