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당 의원들 보낸 서한서 “이제 그만”…사퇴설 진화

한동훈
2024년 07월 9일 오후 2:00 업데이트: 2024년 07월 9일 오후 2:00

“나의 출마에 반대한다면 경선에서 도전하라” 일축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7월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의 해리스버그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현지 관계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마이클 M. 산티아고/게티 이미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TV토론 이후 민주당 일각에서 번지고 있는 ‘후보직 사퇴론’을 일축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단합할 것을 단호히 요구했다.

8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론과 여러 곳에서의 온갖 추측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남아 끝까지 경선을 치르고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굳건히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2쪽 분량의 이 서한에서 “지난 10일 동안 당 지도부, 선출직 공직자, 평의원, 민주당 유권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사람들의 우려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 후보 지명 절차를 거쳤고 유권자들은 분명하고 단호하게 의견을 밝혔다”며 “나는 전체 후보 지명 과정에서 총 투표의 87%인 1400만 표 이상을 받아 거의 3900명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선에서 큰 격차로 앞서고 있어 사실상 대선 후보 지명이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이어 “(후보 지명은) 대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언론도, 전문가도, 고액 기부자도, 설령 선의를 품었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선택된 개인들의 집단이 나설 일이 아니라 유권자들, 오직 유권자들만이 민주당의 후보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한 전문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공개하며 사회적 공론화를 꾀했다(링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개한 서한 | 엑스 화면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 앞으로 전진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일주일 이상 잘 논의되고 있다”며 이제는 끝내야 할 때다. 우리에게 할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는 것”이라며 했다.

또한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42일, 총선까지 119일이 남았다. 결의를 약화시키거나 앞으로의 과제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하면 트럼프 좋은 일만 되고 우리에게는 해가 될 뿐”이라고 당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CNN 방송 주최로 생중계된 2024년 대선 첫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예비후보 트럼프와 90분간 설전을 벌였다.

토론이 끝난 후 일부 민주당 의원, 언론 매체, 정치 평론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판정패를 선언하며 대선 출마 선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를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후보직 사퇴 요구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백만장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며 “나는 당의 엘리트들에게 너무 좌절하고 있다…그들은 자신들이 아는 게 많다고 생각(착각)한다”면서 “나의 출마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고 전당대회에서 내게 도전하라”고 맞받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첫 방송 토론회 이후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주 백악관에 민주당 주지사 24명을 불러다 놓고 ‘충성 맹세’를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중진들과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방송된 ABC 방송 인터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ABC via Getty Images

집권 기간 내내 회피한다고 기자들의 원성이 높았던 언론 인터뷰에도 응했다. 그는 지난 5일 방송된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토론 당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며 “통상적인 회의에서는 충분히 듣고 잘 판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고령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겠냐는 질문에는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며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는 말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