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서 중·러·북·이란의 지식재산 절도 대응 법안 발의

프랭크 팡
2024년 07월 08일 오후 1:27 업데이트: 2024년 07월 08일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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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특위 위원장 “화웨이 등 中 공산당 통제 받는 기업들 겨냥”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 적대적 세력으로부터 미국의 첨단기술과 지식재산(IP)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미 의회에 발의됐다.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인도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인 한국계 영 김 의원(공화당)은 최근 “미국 지식재산에 불법적으로 접근하는 외국의 적대 세력(adversaries)을 적발하고 미국 기업의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라며 ‘미국의 혁신 및 개발 보호법(PAID)’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관련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 북한, 러시아,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이 지식재산을 도용해 미국 기업의 영업 기밀을 훔치고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극초음속 시스템, 인공 지능, 우주 기술 등 핵심 기술이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의 지적 재산을 라이선스 없이 사용하는 외국의 적대적 단체를 겨냥, 미 상무부에 이러한 단체의 위반 사항을 파악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정권 차원에서 외국 기업과 연구소, 기관이 보유한 지식재산과 영업 기밀을 훔쳐왔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18년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미국 지식재산권 도난으로 인해 연간 2250억~6000억 달러(300조~8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존 뮬레나르 하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화웨이 등 기업들이 위법적으로 우리 기술을 빼돌려 미국 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말했다.

하원의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 on the Chinese Communist Party·중공특위)’ 위원장인 뮬레나르 의원은 “이러한 절도 행위에 대응하고 미국 기술 기업의 독창성을 지원하는 김 의원의 법안을 공동 발의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미 상무부, 국방부 및 에너지부 등으로 구성된 최종사용자검토위원회(ERC)가 외국의 적대적 기업이 라이선스 없이 미국 지식재산을 사용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상무부 장관이 연방 관보에 해당 기업을 추가한다.

또한 외국 기업이 미국의 지식재산을 침해한 증거를 확보한 미국인이 이를 해당 위원회에 제출해 외국 기업의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의회 보고서 “中 공산정권, 기술 훔쳐 미국 추월 야심”

올해 초 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지식재산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 의회에서도 대응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공화당 소속 존 커티스 하원의원 지난 3월 중국을 지목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싸우는 법안(CCP IP Act)’을 발의한 바 있다.

커티스 의원은 이 법안에서 지식재산을 절도하는 기업, 정부 기관, 개인을 상대로 금융 제재를 가하고 중국 정부가 관련 조치를 취할 때까지 중국 정부 관리와 공산당원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0년 11월에는 15명의 초당파 하원의원으로 구성된 ‘중국 태스크 포스’가 지난 40년간의 미중 관계를 정리한 보고서에서 “중국은 IP 도용, 산업 스파이 활동, 기타 적대적 행위를 통해 미국을 추월해 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되려고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보고서에서는 또한 “이러한 활동은 공식적인 국가 행위뿐만 아니라 비공식적, 은밀한 국가 행위, (중국 내) 비국가적 행위자의 악의적인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수행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는 “기술 및 기타 영업 기밀 도난이 서방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도용행위는)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중국의 기술 도용이 포춘 100대 기업과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