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육 프로그램’ 가장해 개발도상국에 권위주의 전파”

박숙자
2024년 06월 17일 오전 11:50 업데이트: 2024년 06월 17일 오후 1:46

공산당은 정당 대 정당 외교로 각국 정치권 침투 가속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중국 정부의 795개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최신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이 ‘글로벌 사우스’에서 독재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의 야심이 상상을 초월하며 서방은 이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은 지난 13일 발표한 ‘중국 특색을 지닌 글로벌 사우스(A Global South with Chinese characteristic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위해 독재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보고서 링크].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들을 가리킨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2010년대 말 중국의 경제 성장이 절정에 달한 이후 촉수를 더욱 분명하게 대외로 뻗었다. 통치 모델에서 경제 발전을 우선시하고 개인의 권익 보호와 ‘서구적’ 민주주의 절차를 중심으로 하는 것을 거부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 정부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전략이 성공하면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분명해졌다.

보고서는 중국이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를 홍보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는 외국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중국의 통치 관행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중국 상무부로부터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제공된 795개의 정부 교육 프로그램(온라인 프로그램일 것으로 추정)에 대한 설명이 포함된 1691개의 파일을 입수했고, 이 중 14개 파일을 공개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운데 오른쪽)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가운데 왼쪽)이 2021년 9월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관련 문서 서명을 주재하고 있다. | Tang Chhin Sothy/POOL/AFP via Getty Images

이 보고서는 베이징이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모델을 정당화하고 경제와 정치를 결합한 아이디어와 관행을 직접 홍보하기 위해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관리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내러티브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는 것 외에도 개최국이 중국 공산당의 관행을 빠르게 받아들이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은 각 참가자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정보 수집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81년 개발도상국에 원조와 기본 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엔개발계획(UNDP)과 협력해 처음에는 해외 원조라고 불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8년부터 이러한 협력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에서 직접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을 글로벌 사우스 국가 공무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0만 명 이상의 교육생이 약 7000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새로 확보한 2021년과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외국 공무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의 목표가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 교육은 더 이상 인도주의적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대외 원조 프로그램이 아니라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직접 주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2016년 4월 6일, 나이지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라고스 대학교 공자학원에서 중국어 교사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Pius Utomi Ekpei/AFP via Getty Images

입수한 파일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의 관련 부서는 주최국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초청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최소 11개 중국 정부 부처가 외국 정부 관료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795개의 교육 프로그램이 111개 주관 기관에 배당됐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다.

당 대 당 외교를 핵심 기능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대외연락부는 오랫동안 중국 공산당의 이념을 홍보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처음에는 이러한 교육이 중국 공산당과 일당 통치 국가 또는 공산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만 진행됐지만, 이제는 비공산주의 및 비권위주의 국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주제에 관계없이 교육 프로그램마다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조직, 그리고 해당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이 이룬 성과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교육 프로그램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교육생들에게 중국의 모든 성과가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선택과 권위주의적 통치 관행 덕분이라는 것을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상기시킨다.

보고서는 이러한 교육을 제공한 중국 강사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 딩이판(丁一凡)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가 일당 권위주의 정치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체제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딩이판은 일본과 미국에 대한 허위 정보도 유포했다.

전문가 “중국 공산당이 세계 질서를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

대만대 정치학과 천스민(陳世民) 교수는 14일 에포크타임스에 “이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소위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중국식 발전 모델, 즉 정치적 권위주의하에서 경제를 발전시키는 모델을 홍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많은 공식 정보를 찾았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이 이런 통치 모델을 받아들여 서구의 현대화 모델에 맞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화 모델은 경제가 발전하면 중산층이 형성되고, 이들은 개인의 기본적인 욕구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존엄한 삶과 정치적 권리를 위해 노력하며, 국가는 민주적이고 자유화된 발전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러한 모델을 깨려 하고, 시진핑은 서구의 현대화 이론을 뒤집는 이른바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천스민은 중국식 발전 모델을 받아들이는 국가들이 많아지면 권위주의 국가가 많아지면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윈린과학기술대학교(雲林科技大學)의 정정빙(鄭政秉) 교수는 14일 에포크타임스에 “이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세계 질서에 영향을 미치고 지배하려는 시도와 그 체계적인 관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 보고서가 폭로한 상황이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대만에 군사력을 사용해 제1도련선을 뚫으려는 것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결탁해 세계 질서를 바꾸려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보고서에 공개된 중국 정부의 교육 프로그램 관련 문서에서 중국 공산당이 다방면에서 접근하고, 접근 수단도 매우 유연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처음에는 각국의 요구에 맞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점차 민주주의·인권·법치가 지배하는 서구 질서를 직접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선전을 통해 중국 정권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거대한 권위주의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정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유엔 시스템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유엔 시스템에서 전 세계 투표가 있을 때마다 미국은 거의 늘 패배한다”며 “대만이 글로벌 기구에 거의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가 중국 공산당이 ‘일대일로’를 통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계적으로 발굴된 이러한 문서가 외부 세계가 중국 공산당의 야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또 시진핑의 끔찍한 야망을 폭로함으로써 세계가 중국 공산당 이념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서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애틀랜틱 카운슬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권위주의적 통치를 홍보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외국 정부 관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로 넘어갔다. 2022년에는 아프리카 지도자 양성 학교가 탄자니아에 개설됐고, 다른 국가에서도 복제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영문판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4월 중국 공산당이 ‘현재와 미래의 아프리카 지도자를 위한 정치 교육 및 훈련 학교’를 설립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기사링크].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관리는 수업할 때 집권당이 정부와 법원보다 상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학교 중 첫 번째 학교는 2022년 탄자니아 동부의 키바하에 설립됐다.

동남아시아는 중국 공산당의 ‘뒷마당’으로 알려져 있다. 리창 중국 총리는 2023년 9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중국과 아세안이 ‘젊은 지도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아세안 국가를 위해 거버넌스와 반부패 분야에서 1만 명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 9월 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중국(10+1)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 Yasuyoshi Chiba/POOL/AFP via Getty Images/연합

2023년 11월 23일, 스타이펑(石泰峰)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은 베이징에서 ‘태국-중국 신시대 지도자 연수반’ 수강생 대표들을 만났다. 매년 여러 차례 열리는 이 연수반은 태국의 고위 정치인, 군인, 기업인, 학계 인사들이 대거 수강하며, 연수반 개강 시에는 태국 주재 중국 대사가 참석하고 강의에도 참여한다.

천스민은 중국 공산당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독재자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교육을 받은 관원들은 귀국한 후 친중파가 돼 자국이 중국 공산당의 발전 모델을 따르도록 부추긴다고 말했다.

천스민은 중국 공산당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중국 공산당의 인지전에 속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 기사는 뤄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