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022년 군사비 지출이 7106억 달러(약 981조 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최신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중국을 ‘심각한 도전(pacing challenge)’으로 규정한 것을 고려할 때, 이번 보고서 내용은 큰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군사비 지출 규모가 7106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은 중국이 ‘심각한 도전’ 수준을 넘어서는 ‘심각한 위협(pacing threat)’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의 저자인 매켄지 이글렌 AEI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같은 경제적 요인을 고려하고, 공식 발표에서 제외된 지출 내역 등을 추산해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중국공산당은 그해 군사비로 약 2290억 달러(약 310조 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글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군사비에는 인민무장경찰, 해안경비대 등 준군사조직에 지출하는 금액이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군사 위성 개발과 같은 우주 군사력 관련 지출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를 군사비 지출로 간주하고 그 총액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민융합’ 전략 추진, 이중용도 기술 투자 등 중국의 군사 관련 지출을 모두 고려하면 실제 중국의 군사비 지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군민융합(軍民融合) 전략은 반도체,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기술을 군사 기술에 접목함으로써 자국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중국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의 기업, 연구기관 등에서 첨단 기술을 훔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군 현대화에 의도치 않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글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은 이런 전략을 통해 자국 군사력을 빠르게 강화해 왔다. 일부 국방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능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2022년 군사비로 7106억 달러를 지출했고, 같은 기간 미국은 7422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양국의 지출 규모가 거의 같다는 점은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인도 태평양을 포함한 세계 여러 지역에 군사비를 지출하는 반면,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군사비를 들여 전투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미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중국의 군사력 팽창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군사비 지출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