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6년 만에 인천상륙작전 재연…美 강습상륙함 참가, 中 공산당은 ‘발끈’

전경웅 객원기자
2023년 09월 07일 오후 4:57 업데이트: 2023년 09월 07일 오후 5:33
P

오는 15일 인천상륙작전 73주년 기념일 맞아 역대급 규모
한미 6천명 이상 참가…공산주의 침략 물리친 역사 기린다

6.25전쟁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든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오는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 미 해군 강습상륙함이 참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산당은 기관지를 통해 “지역 불안을 조성하는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방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가 15일 열린다. 이날 인천 앞바다에서 선보이는 재연 행사에는 우리 해군과 해병대 병력 3300여 명, 함정 29척, 항공기 23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15대가 참가한다.

해군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상륙함 ‘노적봉’함, ‘천왕봉’함도 참가해 상륙 전력 전개, 기회 제거, 팔미도 등대 점등, 화력지원, 해상돌격, 공중돌격, 해안 확보 등을 선보이며 과거와 다른 우리 군의 전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상륙작전 재연이 끝나면 KAAV와 자주포, 전차 등이 참전용사, 군악대, 의장대, 해병전우회 등과 인천 시내를 행진할 예정이다.

미 해군은 이번 행사에 항공모함급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LHA-6)을, 캐나다 해군은 호위함 ‘밴쿠버’함을 보내기로 했다.

미·캐나다 해군까지 더하면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에는 7000명 가까이 되는 병력이 참가하는 셈이다. 특히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은 북한은 물론 중국 공산당을 긴장하게 만드는 전략자산이다.

미 해군 최신 강습상륙함 아메리카(LHA-6)호의 모습. 만재배수량 4만5000톤(t)급 강습상륙함으로 주로 F-35B 등 수직이착륙기를 다량 탑재할 수 있으며 중형 항공모항급에 필적하는 함선으로 알려져있다. | 미 해군 홈페이지

美 해군, ‘항공모함급’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 파견

2014년 10월 실전 배치한 아메리카함은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 가운데서는 최신형이다.

1996년 8월 퇴역한 재래식 항공모함 아메리카함의 이름을 계승한 이유는 사실상 항공모함에 가깝기 때문이다.

길이 257m, 폭 32m, 만재배수량 4만 5693t이며 건조하는 데 34억 달러(약 4조5400억 원)가 들었다.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폭기 F-35B를 탑재하기 위해 비행갑판을 보강하느라 큰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함은 임무에 따라 다양한 함재기를 탑재한다. 해상 통제 임무를 수행할 때는 F-35B 전폭기 20대와 MH-60 SAR 시호크 헬기 2기를 탑재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F-35B 전폭기 6대, MV-22B 오스프리 수송기 12대, CH-53K 킹스탈리온 헬기 4대, AH-1W/Z 바이퍼 공격 헬기 7대, MH-60 시호크 헬기 2대를 탑재한다.

美 국방부 기관지에 따르면 현재 아메리카함은 통상임무에 따라 함재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1200여 명의 승조원과 제31해병원정대(31st MEU) 소속 해병대원 1900여 명이 타고 있다.

주한미군 측은 “전략자산의 이동은 보안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밝혔지만 미해군 연구소(USNI)의 ‘해군 함대·해병 추적 지도’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해 인근에서 통상 초계 임무를 수행 중이다. 속도 등을 따져보면 이번 주말을 전후로 한반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中 공산당 기관지 “도발적 움직임…지역 평화와 안정 해쳐”

다가오는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에 미 해군 강습상륙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이 참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공산당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미 해군이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계기로 중국 문 앞인 서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런 도발적인 움직임은 지역 긴장을 고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 만석동에 상륙하는 한국 해병대. | 해병대사령부‘사진으로 본 해병대 50년사(1949∼1999)’

매체는 “이는 노골적인 무력시위다. 이번 훈련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기적인 지정학적 이익을 위한 지역 긴장과 진영 대결을 초래할 것”이라는 중국 군사전문가의 주장도 전했다.

이 전문가는 “미국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는 말썽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미국을 비난하면서 “서해의 어떠한 적대적인 목표물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중·해상·지상 사격에 노출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환구시보는 종종 ‘전문가’를 인용해 공산당의 입장을 강한 어조로 표명해 왔다. 이번 ‘말썽꾼’ 발언도 미군의 강습상륙함 파견에 대한 정권의 불만을 호소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강습상륙함 동반한 ‘상륙준비단(ARG)’도 존재감

중국 공산당이 아메리카함의 서해 진입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서해에 미군이 있으면 보하이만(발해만), 칭다오, 뤼순 등에 주둔 중인 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등 인민해방군 해군 핵심 전력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메리카함을 중심으로 구축함, 호위함, 수송함 등으로 이뤄진 ‘아메리카 상륙준비단(ARG)’은 이 지역에서 꾸준하게 영향력 확대를 추진한 중국 인민해방군에 큰 위협이다.

중국의 ‘반(反)접근·지역거부 전략(A2·AD)’도 항모강습단보다 상륙준비단 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정도다. A2·AD는 미국이 중국의 서태평양 영역 지배 전략을 부르는 용어로, 해군력이 약한 국가가 강한 국가를 상대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싸움을 피하며 대치를 끌고 가는 형태다.

미국도 중국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한 2010년 이후로 서해에 항공모함급 전략자산을 진입시킨 적이 없다.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군사전문가들의 해석이 많았다.

1950년 9월 16일, 미군 고위 사령관들이 인천항 지역을 시찰하고 있다.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군 사령관(가운데), 아서 듀이 스트러블 해준 중장(왼쪽), 올리버 P. 스미스 미 해병대 제1사단장(오른쪽) 뒤편으로 월미도 북쪽 끝단이 보인다. | 미 해군/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이와 관련, SBS에 따르면 지난 1월 마이클 길데이 전 미 해군 참모총장은 “서해는 뜨거운 쟁점 지역”이라며 “미 해군이 서해에서 훈련을 하게 된다면 특정 목적에 부합하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 참가, 최근 북한과 러시아, 중국 간의 연계를 두고 미국의 경고가 거듭 나온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아메리카’ 함을 중심으로 대규모 상륙 전력이 인천 앞바다에 모이는 것 자체가 북한과 중국에 강력한 군사적 경고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는 2016년 9월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열리지 않았다. 이전 정부에서는 코로나 대유행과 태풍 등을 이유로 행사를 열지 않았다.

인천시는 이번 행사에 2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재연처럼 다국적 행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재연 행사는 매년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며 외교와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